[No.1에게 듣는다] 유명환 한국투자증권 기업금융1부 팀장

입력 2011-05-27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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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존 상장 내 생에 가장 힘들었던 경험”

“10년 넘는 기업공개(IPO) 업무 중 가장 힘들었고 몇 번이고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이젠 어떤 IPO도 성공 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습니다.”

▲유명환 한국투자증권 기업금융1부 팀장
유명환 한국투자증권 기업금융 1부 팀장은 올해 IPO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골프존 상장의 소회를 이렇게 밝혔다.

유 팀장은 골프존의 성장성과 수익성, 경영투명성을 볼 때 증시 입성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신규 업종에 대한 부담과 스크린골프 시장 포화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면서 통상 2개월 내에 끝나는 상장심사는 계속 지연됐다.

거래소에서 요구하는 자료를 준비하기 위해 매일 야근은 기본이고 주말과 설 연휴까지 반납하고 매달렸다. 그렇게 5개월이란 시간이 흘러 상장심사를 통과했다. 이젠 다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금감원의 증권신고서 심사과정도 순탄치는 않았다. 또 다시 30일 동안 방대한 자료 제출과 정정명령이란 이례적인 과정을 거친 후에 코스닥 시장에 들어와도 된다는 허가를 받았다.

유 팀장과 골프존의 인연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7년말 골프존은 사업 확장을 위해 벤처캐피탈이나 프라이빗 에쿼티 (private equity)를 통해 자금 유치를 꾀하고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 벤처캐피탈은 스크린골프 시장이 조만간 한계에 이를 것이란 전망을 하고 있어 자금 유치가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유 팀장에게 골프존에 대한 사전검토를 의뢰했다.

유 팀장도 2007년 여름부터 여의도 증권가에서 점심시간에 실내골프연습장에 줄이 늘어 서는 것을 보고 스크린골프 산업에 관심을 갖고 있던 터였다.

“대부분 비상장사들이 거래소에서 요구하는 수준에 미달하는 내부통제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반면 골프존은 비교적 투명한 경영시스템을 갖고 있었고 무엇보다 최고경영진의 도덕성이나 윤리성이 신뢰할만한 수준이었습니다.”

유 팀장의 이런 판단을 기초로 스틱인베스트먼트는 골프존의 기업가치를 1000억원으로 산정한 과감한 투자를 결정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스틱인베스트먼트의 투자에 대해 ‘모험’이란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유 팀장과 스틱인베스트먼트의 판단은 정확했다. 골프존은 3년후 10배 이상 성장했고 1조원이 넘는 시가총액으로 상장, 단숨에 코스탁 시가총액 10위원에 들었다.

한국투자증권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IPO를 주관한다. 지난해에는 블룸버그에서 집계한 IPO발행금액기준에서 아시아 1위에 올랐다.

유 팀장과 입사이후 IPO업무만을 담당해 온 37명의 스페셜리스트들이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 그리고 상장 주관사 계약 체결 이전부터 쌓아온 신뢰에서 비롯된 결과다.

진우회(眞友會)는 한국투자증권이 IPO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를 보여준다. 200여명의 벤처기업 CEO들이 활동 중인 이 모임은 지난 2004년 한국투자증권이 IPO 세미나를 진행하면서 만들어졌다.

진우회 회원들은 정기 모임 뿐 아니라 수시로 갖는 만남을 통해 사업과 상장의 경험, 노하우를 공유고 유 팀장은 이들의 모임에 참여해 상장을 비롯해 증자, 회사채 등의 정보를 벤처 CEO들에게 알려준다.

“수년간 함께 상장을 준비해 온 기업들이 상장 후에 꾸준히 성장하고 그 성장에 의미 있는 역할을 했다는 생각을 할 때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기분을 느낍니다.”

유 팀장에게 IPO는 ‘상장’이란 의미에 머물지 않는다. 풍부한 수익성과 독보적인 기술력 등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기업들이 본래의 가치를 인정받고 꾸준히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 유 팀장의 지향점이자 IPO를 통해 얻는 보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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