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도약하는 금융공기업]신보, 中企 안정성장기반 확충 한 몫

보증 내실화·구조 질적개선, 성장가능 기업에 자금 지원, 경제회복 첨병 역할 '톡톡'

올해로 35주년을 맞는 신용보증기금(이하 신보)은 지난 세계 금융위기 때 ‘없어서는 안될 존재’였다. 금융부실이 기업의 자금 사정 악화로 전이하면서 위기가 깊어졌다.

▲안택수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이 때 신보는 중소기업에 유동성을 적극 지원하면서 경제회복 시기를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적에서도 여실히 보여준다. 신보의 중소기업 보증공급은 지난 2009년 46조9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당시 중소기업 대출 순증액인 21조1000억원 중 8조9000억원(41.7%)이 신보의 보증을 통해 이뤄졌을 정도다.

신보 관계자는 “경제 위기는 신보의 역할과 중요성을 유감없이 보여준 해”라며 “어느 나라보다 먼저 위기에서 탈출하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올해는 보증 내실화에 집중할 방침이다. 적극적인 보증 정책을 통해 기업 자금 사정 개선에 힘을 기울인 금융위기 때와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올해 정부도 단계적으로 보증지원을 축소할 예정이다. 경제회복을 넘어 안정적인 성장에 기여해야 할 때인 것이다.

총보증 잔액은 올해 지난해 47조3000억원에 비해 2000억원 준 47조1000억원 수준으로 운용할 계획이다. 보증공급 계획은 40조1000억원이다. 지난해에 비해 4조4000억원 줄었다. 다만 국내 경제의 불확실성이 상존함에 따라 대폭 축소하지는 않았다.

▲서울시 마포구 공덕동에 위치한 신용보증기금의 본점 건물.

반면 중점정책지원보증 규모는 늘렸다. 수출·녹색성장·유망서비스기업보증 등 정책 지원 규모는 올해 16조원으로 지난해(12조6000억원)에 3조4000억원을 확대했다. 일자리 창출 부문 또한 전년 대비 3조5000억원 증가한 15조50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전체 총액은 줄어도 공적 기능은 충실히 수행하겠다는 다짐인 셈이다.

보증구조의 질적 개선도 추진한다. 올 하반기 ‘한계기업 퇴출 시스템’을 도입한다. 한계기업이란 신용등급 D3 이하나 총차입금이 매출액의 70%를 넘는 등 부실기업을 뜻한다.

질적 개선과 함께 기회의 문도 넓힐 계획이다. 기업의 신용도가 낮아도 미래성장 가능성을 보기 위해 지난해 ‘기업가치평가시스템’을 개발했다. 지난해 9월부터 자본금 10억원 초과기업을 대상으로 시행했다. 올해는 기업가치평가시스템이 진면목을 보여주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안택수 신보 이사장은 “공익을 위해 나와 우리의 희생도 불사하는 ‘공심(公心) 경영’을 통해 보증업무에 있어서 부당한 청탁과 사심을 배제하는 보증질서 확립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