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성 회장의 깊어지는 고민

입력 2011-05-27 10:54 수정 2011-05-27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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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카드 분사·싱크탱크 등 올 역점사업 '난관 '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최근 ‘우리금융 매각 재추진 방안’을 의결, ‘우리금융 민영화 이슈’가 불거지면서 올해 초부터 추진하던 사업들이 사실상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팔성 회장은 “올해 상반기 중으로 카드사업을 분사하겠다”고 공언할 만큼 우리카드 분사를 올해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 왔으나 최근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지난 4월 정식으로 카드사업 분사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6월 초까지 분사 실행계획을 내겠다는 목표로 작업을 진행해 왔으나 정부가 민영화를 재추진하면서 시기가 연내로 늦춰졌다. 또 우리금융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를 이유로 “추가비용 투입은 안된다”는 기본 원칙을 고수하고 있으며, 카드분사 승인 권한을 가진 금융당국의 의중도 확실하지 않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이 회장이 의욕적으로 카드분사를 추진했지만 최근 내부에서도 (카드분사) 시점을 민영화 이후로 조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이 우리금융 인수 의사를 밝히면서 금융권 안팎에서 ‘우리금융 민영화 이슈’가 불거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해 초 연임에 성공한 이 회장의 경우 우리금융 민영화 재추진을 염두한 채 우리카드 분사를 추진한 것이지만 정부의 민영화 방안이 예상과 다르게 진행되고 내부의 동요도 생기면서 적지않게 당황해 했다는 후문이다.

또한 우리금융그룹 내 명실상부한 싱크탱크(Think Tank)로 자리잡기 위해 추진해 온 경영연구소 확대 작업도 지지부진하다. 당초 글로벌·은행·비은행 분야 등 총 4개 분야로 나눠 연구경력 3년 이상인 박사급 인력 10여명을 공개 채용, 연구소 인력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었으나 향후 전망이 불확실해졌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의 연임 이유 중 하나가 민영화 마무리였던 만큼 조기 민영화 재추진은 충분히 예측했던 범위”라면서 “다만 정부의 민영화 방안이 당초 예상과 달라진데다 강 회장이 우리금융 인수 의사를 피력하면서 이 회장이 의사 결정을 내리는데 변수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금융 민영화가 민감한 이슈인 상황에서 이 회장의 행동과 말들이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만큼 최근 대외활동을 자체한 채 고민이 빠진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우리금융이 추진해 온 LA한미은행 인수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우리금융 미국 현지법인인 우리아메리카은행의 악화된 경영평가 등급을 이유로 인수 승인에 대한 판단을 미루면서 난관에 부딪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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