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겪고 있는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가 중국에 지적재산권 보호와 소프트웨어 해적판 방지를 촉구했다.
발머 CEO는 26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MS 아시아태평양 연구개발(R&D)그룹 본부 개관식에 “미국과 중국의 PC판매는 비슷한 수준이나 MS의 올해 중국 매출은 미국의 5% 수준에 불과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그는 MS 제품 가격이 너무 비싸서 중국 소비자들이 해적판 소프트웨어를 쓴다는 주장에 대해 “PC를 살 여유가 있는 사람은 소프트웨어도 구매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발머 CEO는 최근 회사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주가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MS는 지난해 애플에 밀려 IT업계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빼앗긴 후 최근에는 IBM에도 추월당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날 헤지펀드 그린라이트 캐피털의 데이비드 아인혼 사장이 스티브 발머 퇴진론을 주장하자 MS 주가가 1.98% 급등하는 등 발머 CEO는 굴욕을 맛봤다.
이인혼은 “발머가 계속 CEO 자리를 맡고 있는 것이 MS 주가에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비판했다.
사실 중국에서의 소프트웨어 해적행위가 줄어들 경우 MS 실적은 크게 호전될 수 있다는 평가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중국이 내년에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PC시장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중국 시장 PC 출하는 전년보다 12% 증가한 7100만대에 달해 미국의 7500만대와 근접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발머 CEO는 “중국에서의 MS 매출은 신흥국 양대 선두주자 중 하나인 인도의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고 인구가 1700만도 못 미치는 네델란드보다 적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그는 “만일 중국의 지재권 보호 수준이 인도와 같다면 중국에서 어마어마한 돈을 벌어들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