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재정이 문제...日 추락 어디까지

입력 2011-05-28 09:44 수정 2011-05-28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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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 日 신용등급 전망 강등...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 210%로 세계 최악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일본의 국가 신용평가등급 전망을 하향하면서 일본의 재정 문제의 심각성이 또다시 부각됐다.

앞서 또다른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도 일본이 3월 대지진과 그에 따른 원전 위기의 영향으로 재정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이유로 일본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27일(현지시간) 일본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하향하면서 일본의 국가부채가 2010년말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210%에 달한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피치는 일본의 GDP 대비 국가부채 수준이 자사가 신용등급을 평가하는 국가 중 최대라는 점에 주목했다.

피치는 대지진 피해 복구를 위한 재정지출이 이번 신용등급 전망 강의 주요인은 아니라는 점을 특별히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피치는 후쿠시마 제1 원전과 관련된 비용이 아직 불투명한데다 전력난이 해결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2011년 경제성장 전망의 하향 수정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피치는 “재정 건전화에 대한 약속이 확실시되지 않거나 대지진 이후 재건 과정에서 재정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경우에는 국가 신용등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당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일본의 재정적자는 대지진이 아니어도 국내총생산(GDP)의 7.7%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3월11일 발생한 대지진이 상황을 한층 악화시킨 것이다.

노무라증권은 일본 정부가 복구비용으로 3조~5조엔을 투입해야 할 것으로 추정했다. 일본 정치권에서는 이보다 훨씬 많은 24조엔 이상이 들어갈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이 경우 일본의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현재 수준보다 1~2%포인트 더 늘어 OECD 회원국 중 아일랜드에 이어 두 번째 적자국이라는 오명을 쓰게 된다.

OECD는 지난 25일(현지시간) 올해 일본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플러스 0.8%에서 마이너스 0.9%로 하향했다.

OECD는 대지진 복구와 관련해 “세출을 줄이고 세수를 늘려 조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충분한 증세와 세출 삭감을 포함한 재정건전화 계획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일본 의회는 이달 초 대지진 피해 복구를 위해 4조엔 규모의 2011년도 1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여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하지만 사상 최악의 피해를 복구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2차 추경예산을 추진해야 하지만 이미 5조달러에 이르는 국가 부채를 짊어지고 있는 만큼 쉽지 않다.

일본의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이미 세계 1위. 재정적자를 국채 발행을 통해 메울 경우 국가 부채는 한층 늘어나게 된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지난 3월말 현재 일본의 국가 부채는 924조3596억엔으로 1000조엔에 육박한다.

국가 부채가 늘어나면 외국인들의 일본 경제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게 된다.

S&P는 지난 1월 일본의 국가 신용등급을 2002년 이후 9년 만에 처음으로 ‘AA’에서 ‘AA-’로 한 단계 낮춘 데 이어 4월에는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S&P는 “대지진과 원전 사고 등에 따른 복구 비용 증가로 일본 정부의 채무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이유를 들었다.

또 다른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도 2월 말 일본의 국가신용등급(Aa2)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국가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하향됐다는 것은 가시적인 조치가 취해지지 않을 경우 3개월 내에 신용등급이 실제로 낮아질 수 있다는 일종의 경고다.

국가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국채 금리가 오르면서 일본 정부가 이자 상환이 어려워질 수 있다.

다행히 현재 일본 국채는 90% 이상이 자국 내에서 소화되고 있어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지만 이 같은 부채를 감당할 수 없게 되면 이마저도 장담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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