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자원이 풍부한 남중국해를 둘러싼 중국과 베트남의 영유권 분쟁이 심화하고 있다.
베트남 국영 석유업체 페트로베트남은 29일(현지시간) “남중국해에서 지진과 심해석유 시추 관련 탐사작업을 벌이고 있던 우리의 석유탐사선 상공 위를 중국 비행기들이 돌면서 작업을 방해하고 중국 순시선들이 탐사선의 케이블을 절단했다”고 밝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번 갈등은 량광제 중국 국방부장(장관급)이 다음 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 고위급 국방포럼에 참석하기에 앞서 발생한 것이다.
량광제 부장은 중국 국방부장 최초로 이번 포럼에 참석할 예정이다.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중국과 베트남, 필리핀과 대만 등 주변 국가들이 모두 자신들의 영유권을 주장하며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베트남 어선 3척을 나포해 양국의 갈등이 고조됐었다.
베트남은 중국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미국의 적극적 역할 확대를 주문하기도 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해 7월 “남중국해는 미국에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하다”면서 “미국이 이 지역 갈등에 중재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 중국이 격노하기도 했다.
페트로베트남은 현재 남중국해의 베트남 정부가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는 지역에서 엑손모빌, 셰브론 등 국제 석유업체와 공동으로 심해 석유 탐사작업을 벌이고 있다.
칼 타이어 호주 국방대학 남중국해 전문가는 “최근 일련의 갈등은 중국의 베트남에 대한 호전성이 증가하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중국은 (베트남에 비해) 우월한 해군력을 바탕으로 남중국해 영유권을 대담하게 주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필리핀 석유탐사선도 지난 3월에 중국 순시선과 이번 사태와 유사한 사건을 겪었다.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은 “남중국해가 주변 국가들의 군비 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면서 “필리핀은 군사적 역량 강화에 애써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