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재벌이 금융위기 이후 경제력을 확대했지만 국내 경제의 빈부 격차는 심화하고 있다고 영국 경제전문지 파이낸셜타임스(FT)가 30일 한국 배달판을 통해 보도했다.
FT는 '한국경제 양극화'라는 제하의 한국경제 특집분석 기사에서 한국 재벌의 경제력이 위기 속에서 더욱 확대한 반면 경제 성장의 온기가 중소기업이나 가계에는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에 따르면 한국의 재벌은 2008년 경제위기의 극복에 큰 동력으로 작용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모두 지난 해 사상 최대의 이익을 기록했으며 국가 전체적으로 수출은 29% 증가한 4670억달러에 달했다.
재벌의 국내총생산(GDP) 기여도는 6.2%를 기록했다.
신문은 그러나 빈부격차도 심화하면서 경기회복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FT는 지난 3월 지방의 한 자살자가 남긴 "빚더미에 눌려 고통스럽다"는 메모를 소개하고 외형적인 한국경제 회복 스토리가 중소기업과 많은 빚을 진 가계의 재정적 어려움을 가리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는 인구 10만명당 31명으로 세계에서도 자살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계부채도 한국 경제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한국의 가계 부채는 소득의 146%로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사태 초기 138%를 이미 넘어선 상태다.
UBS의 던컨 울드리지 이코노미스트는 "경제의 양극화현상과 관련 강력한 수출신장세와 빈약한 국내소비의 기초체력을 보여주는 거시경제 지표에도 잘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자동차의 작년 수출이 18% 뛴 반면 국내 판매는 6% 감소한 것을 예로 들며 극명한 대조를 제시했다.
신문은 한국 정부가 교육비 부담을 줄이는 데에도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교육비 지출이 그 어느 나라보다 많아 어렸을 때부터 대학시험을 볼 때까지 사교육비가 소득의 30%에 달한다고 FT는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