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슈퍼 박테리아' 비상…독일 사망자 늘어

입력 2011-05-31 11:00 수정 2011-05-31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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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명 사망·초대형 식중독 사고...각국 채소수입 차단

유럽에서 '슈퍼 박테리아' 공포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독일에서는 대장균의 변종인 장출혈성대장균(EHEC) 식중독 간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14명으로 늘었다.

독일 로버트 코흐 연구소(RKI)는 30일(현지시간) EHEC 식중독 증세를 보인 50세 여성과 75세 남성 환자 등 2명이 추가로 숨졌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2주 전 유사 식중독 사례가 북부 독일에서 첫 보고된 이래 지금까지 EHEC 식중독 확진 또는 의심 환자는 1200명에 달한다고 통신은 전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329명은 EHEC 식중독의 치명적 합병증인 용혈성요독증후군(HUS)이 나타났을 정도로 심각한 상태다.

독일 외 스웨덴 영국 덴마크 프랑스 네덜란드 폴란드에서도 환자가 보고됐으며 이들은 모두 최근 독일을 다녀왔거나 독일 여행자와 접촉한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톡홀름 소재 유럽 질병통제예방센터(ECDC)는 이번 EHEC 집단 식중독은 독일 사상 최대 규모며 세계적으로도 초대형 식중독 사고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시가독소(Shiga Toxin)'를 갖고 있는 장출혈성 대장균은 피 섞인 설사와 간 손상으로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HUS라는 치명적 합병증을 일으킨다.

독일 서부 뤼덴샤이트 병원의 얀 갈레 원장은 공영 ZDF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EHEC 종은 매우 공격적이며 HUS로 발전하는 비율도 높다"고 지적했다.

확산속도가 빠르고 사망자가 속출함에 따라 이번 EHEC는 슈퍼 박테리아로 불리고 있다.

슈퍼 박테리아란 일반적으로 항생제 내성균을 가리키는 용어지만 EHEC로 HUS 합병증이 나타난 환자에게는 항생제를 잘 쓰지 않기 때문에 이번 식중독균은 내성과는 관계없이 독성 때문에 그런 별명이 붙게 됐다.

이번 식중독의 원인으로 스페인산 유기농 오이가 지목된 가운데 유럽 각국이 스페인산 채소 수입 차단 및 기존 물량 회수에 나섰다.

독일 벨기에 러시아는 스페인산 채소 판매를 중단했으며 오스트리아와 체코도 스페인산 유기농 채소에 대해 회수명령을 내렸다.

러시아는 독일산 채소도 수입을 금지했다.

하지만 스페인산 오이에서 원인균이 발견됐다고 하더라도 오염이 발생한 곳이 생산지인지 아니면 독일에 수입된 후 유통단계인지는 불명확한 상태다.

독일 당국은 네덜란드와 덴마크산 채소도 오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검사 중이다.

덴마크 등 유럽 각국은 국내 소비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채소 수거검사에 나섰다.

한편 스페인 당국은 국내 환자발생이 없다는 점을 이유로 감염원이 자국 농산물이라는 주장을 부인하며 유럽연합(EU)에 보상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국에 따르면 이번 식중독으로 스페인 안달루시아 채소농가에서는 하루 700만~800만유로(약 123억8000만원)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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