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3월11일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자동차 부품 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500억엔(약 666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정부는 산하 일본정책투자은행을 통해 500억엔 규모의 펀드를 설립해 대지진 피해를 입은 자동차 부품 업체를 지원하는데 쓸 계획이라고 WSJ은 전했다.
일본 정부는 이 기금의 취지에 대해 내달 2일 정식 발표할 예정이며 첫 출자는 2, 3개월 안에 이뤄질 것이라고 일본정책투자은행 관계자는 밝혔다.
일본 정부는 대지진으로 끊긴 서플라이체인(부품공급망)을 정상화해 일본 경제성장의 원동력인 수출 산업을 서둘러 복구시켜야겠다는 취지에서 이번 펀드를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지진 발생 이후 서플라이체인이 끊기면서 자동차 업계는 대규모 감산에 돌입했고, 이는 해외 자동차 메이커에도 영향을 미쳤다.
도요타, 닛산, 혼다 등 일본의 3대 자동차 업체들은 이르면 다음 달께 생산이 거의 정상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본 부품 업계의 앞날은 첩첩산중이다.
일본 부품업계에는 자금 조달 능력이 열악한 영세업체가 많은데다 대지진으로 납품이 어려워지면서 일본 국내외 경쟁사에게 공급처를 빼앗긴 경우가 많다. 대지진 직후 조사에서는 500사 이상이 심각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 부품업계를 대표하는 일본자동차부품공업회는 일본정책투자은행이 추진하는 펀드와 관련해 논의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본정책투자은행은 일본의 기관투자가 등 민간 금융기관에도 참여를 호소할 예정이다.
자동차 산업은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10%를 차지한다. 일본의 1~3월 GDP가 연율 마이너스 3.7%로 침체한데는 이 영향도 적지 않았다.
일본정책투자은행은 지난 3월말까지 민영화할 처지였으나 이번 펀드 설립으로 정체성을 확보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