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빌릴 곳만 있다면 금리 200%라도…"

입력 2011-05-31 11:13 수정 2011-05-31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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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금융을 활성화 시키자] ①고금리로 내몰리는 저소득층

최근 정부가 서민금융지원 활성화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이를 이해하고 이용하는 서민들은 많지 않다. 이에 본지는 서민금융지원제도의 이해를 돕고 건전한 서민금융 활성화를 위해 '서민금융을 활성화 시키자' 기획기사를 10회에 걸쳐 준비했다.

#. 수원에 거주하는 N씨는 생활정보지를 보고 100만원의 대출을 신청했다. 선이자 44만원을 떼고 실제로 수령한 대출금은 55만원. 10일 뒤 N씨는 이자로만 40만원을 사채업자에게 지급했다. N씨가 지급한 이자는 연 2654%의 살인적인 고금리였다.

가계빚 문제가 연일 신문지상을 장식하고 있다. 물가는 오르는 데 일자리 창출은 제자리인 탓이다.

특히 아직 경기 회복의 온기가 미치지 않는 서민층의 고통은 더욱 크다. 마땅한 담보도 없는 서민들이 은행의 문턱을 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때문에 서민들은 한 자릿수 금리의 은행 대출을 포기하고 30%대의 고금리 시장으로 몰려가고 있다.

◇ 대부업·사채 시장 급팽창= 대부업 시장은 매년 급성장하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0년도 하반기 대부업 실태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대부업 시장 규모는 총 7조5655억원으로 대출자는 221만명에 달했다. 대출금은 불과 6개월 만에 10.7%, 대출고객수는 17.6%나 급증했다. 2009년 말 대비로는 대출잔액은 1조6141억원(27.3%), 고객수는 54만명(32.3%) 늘었다.

그나마 대부업체라도 대출이 가능하다면 다행이다. 대부업체에서도 대출을 못 받으면 어쩔 수 없이 불법 사금융 시장에 들어설 수 밖에 없다.

불법 사채 시장의 팽창세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의 서민금융종합지원센터에 접수된 민원은 총 1만3528건이다. 2001년부터 2007년까지 3000건 수준을 유지하던 상담 실적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2008년 4075건, 2009년 6114건, 지난해 1만3528건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대부업체 관계자는 “대부업체 고객군은 긴급 생활자금 마련을 위해 200~300만원의 자금을 빌려 두 세달 안에 상환하는 고객으로 대부시장이 커졌다는 것은 그만큼 서민들의 생활이 어렵다는 의미”라며 “저축은행의 고금리 신용대출 증가세까지 포함하면 전체 서민금융 시장의 성장폭은 훨씬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 보이지 않는 ‘보이지 않는 손’=대부시장의 급성장이 나쁜 것은 아니다. 제도권 금융기관이 해소하지 못하는 금융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제도권 금융회사의 서민금융에 대한 외면이 대부시장의 성장을 촉진시킨 면도 크다.

문제는 대부시장에서 금리가 가격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법정 상한금리가 시장금리의 역할을 하고 있다. 법정 상한금리가 66%이던 때에는 대부업체들의 대출 금리가 66%였고, 49%일 때는 49%, 현재는 44%가 대부업체 대출 금리다.

특히 대부중개업자를 거치는 중개대출의 경우 대부금융협회에 금리를 공시한 20개 대부업체 중 16개사의 평균금리가 43% 이상이다.

이같은 대부시장의 고금리 영업행태는 왜곡된 시장 구조 때문이다. 대부업은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시장이다. 자연히 공급과 수요가 만나는 균형 금리가 법정 상한금리보다 높게 형성이 되기 때문에 법정 상한금리 자체가 시장금리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가격 협상력에서 대출 신청고객이 현저한 열세 있다는 점도 문제다. 통상 대출 희망 고객 6명이 찾아오면 1명만이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자연히 가격이 공급자 위주로 형성될 수 밖에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서민금융시장에 자금을 공급할 금융회사들이 많아지면 법정 상한 금리를 내리지 않아도 자연히 금리가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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