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E2 종료 임박…美 채권시장 랠리는 계속된다?

입력 2011-05-3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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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채권시장의 강세는 계속될 것인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 Fed.)의 2차 양적완화(QE2) 종료를 한 달여 앞두고 채권 투자자들이 안절부절하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1년 넘게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는 미 채권 시세를 놓고 버블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극과극으로 양분돼 배팅을 벌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했다.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인 퍼시픽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PIMCO, 핌코)의 빌 그로스 최고투자책임자(CIO)를 포함해 일부 투자가들은 연준이 QE2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6000억달러 규모의 국채 매입 프로그램이 종료되면 채권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대의 경우를 주장하는 투자가들은 경기 침체와 디플레이션, 실업률 상승 등 최악의 사태를 가정해 채권 가격 상승에 베팅하고 있다.

미 채권시장의 버블 논란은 QE2가 종료되는 6월말 이후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WSJ은 전했다.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반응하는 채권은 최종 인플레이션 기대에 좌우된다.

일반적으로 채권은 확정된 이자를 수입원으로 한다.

따라서 이자보다 높은 인플레 하에서는 앉아서 원금을 빼앗기는 셈이 된다. 인플레를 상쇄하고 1~2%를 실질 수입으로 얻을 수 있는 수준에서 금리가 결정돼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문제는 물가는 오르는 상황에서 연준이 경기 상황만 고려해 금리를 0~0.25%의 낮은 수준으로 계속 동결하고 있다는 점이다.

통화 공급은 늘어나고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시장의 불균형이 심화, 채권시장이 고사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연준은 지난해 11월부터 QE2의 일환으로 매월 1000억달러어치의 미 국채를 매입해왔다. 만기 국채 재매입 등을 포함하면 오는 6월까지 총 8000억달러어치를 매입하게 돼 연준의 미 국채 보유 규모는 1조6000억달러에 이르게 된다.

시장에서는 QE2가 종료되는 6월말 이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채 시장의 큰 손이던 연준이 손을 놓으면 국채 버블과 인플레 리스크 여부가 판명될 것이라는 시각에서다.

핌코는 지난 3월 산하의 토털 리턴 펀드가 보유하고 있던 미 국채 전량을 내다 팔았다. 핌코는 미 국채에 거품이 끼었다면서 QE2가 종료하면 미 국채 가격이 폭락하고 국채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재정상태가 취약해 미 정부의 채무인 국채를 매입하려면 높은 이자가 요구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핌코가 미 국채를 전량 매각한 이후에도 미 국채 가격은 계속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 국채 가격 상승에 배팅하고 있는 소시에테제네랄의 알버트 에드워즈 글로벌 스트래티지스트는 “민간 부문의 초과 채무가 공적 부문으로 이행함에 따라 정부의 재무제표가 악화하고 있다는 것은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정부의 방만한 재정과 연준의 통화공급 확대로 인플레율과 채권 수익률이 모두 두 자릿대로 상승하기 전에 심각한 디플레이션에 직면해 국채 수익률이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최근 발표되는 경제지표들은 채권 랠리를 확신하는 투자자들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경기 회복에는 불길한 조짐이다.

지난 26일 발표된 1분기(1~3월)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확정치는 전기 대비 연율 1.8%로 속보치와 동일했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2.2%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미국의 경기 둔화를 나타내는 지표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역 연방은행들이 발표한 제조업 지표도 일제히 부진을 보였다.

또 많은 기업들이 향후 수개월간 성장이 둔화할 것으로 경고하고 있고, 주간 신규실업보험 청구건수도 계속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여기다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과 그에 따른 파급을 초래하는 유럽 재정위기도 채권 시장의 강세에 힘을 싣고 있다.

채권 전문 투자업체인 더블라인의 제프리 건드라크 최고경영자(CEO)는 “미 경제는 올 후반 취약해져 연준은 채권 매입을 골자로 한 3차 양적완화를 단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성급한 판단은 금물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인플레는 일반적으로 경기와 민감하게 연동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970년대에 발생한 오일쇼크는 스태그플레이션(불황 속에서 물가 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는 상태)의 단초가 됐다. 이는 이코노미스트들이 전혀 예상치 못한 사태였다.

전문가들은 현재 식료가격과 에너지, 면화 가격이 급등하면서 과거와 유사한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타깃을 비롯한 소매업체들은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으며, 항공업체들은 소비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요금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WSJ은 투자자들은 경기 변동을 예의주시해 투자에 나설 것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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