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 후 판매량 급감 등 후폭풍을 맞고 있는 BAT코리아가 담배값 인하를 검토하기로 했지만 결국 가격 인하 여부 결정을 한 달 후로 연기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다국적 담배회사인 BAT코리아는 던힐, 켄트 등 주요 제품 가격을 이달 말부터 현재 2700원에서 기존 가격 2500원으로 다시 인하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한 달 정도 더 판매량 추이를 지켜보고 결정키로 했다.
이번 결정은 BAT 영국 본사에서 지난 30일 오전 (현지시간) 한국에서 출시되는 BAT코리아의 던힐 등 주력제품 가격의 인하 여부에 대한 긴급 회의를 연 직후 나온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 시간으로 30일 오후 영국 본사에서 1개월 판매량 추이를 지켜보고 다시 가격 인하 여부를 결정하자는 회의 결과가 나왔다"며 "담배의 경우 기존 제품의 가격을 인상했다가 다시 내리는 사례가 없어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결정에는 BAT의 가격 인상을 원위치 할 경우 여론에 떠밀린 선례를 남겨 향후에도 가격정책을 쉽사리 결정하지 못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에서 담뱃값을 올렸다가 다시 내린 사례는 필립모리스가 800원이었던 말보로 신제품을 1000원으로 올려 받는다고 발표했으나 곧바로 인상을 철회한 사례는 있었다.
한편 훼미리마트와 담배업계 등에 따르면 5월 9~15일 동안 던힐 등을 공급하는 BAT코리아의 판매량은 가격 인상전인 4월11~17일 보다 28.1%나 감소했다. 또한 지난 4일 가격을 올린 마일드세븐의 JTI코리아도 18.6% 감소했다.
편의점업계 1위인 훼미리마트의 전국 5700여개 점포 판매량에 따르면 BAT의 4월3주차 판매량은 192만9041갑이었으나 5월2주차 판매량은 138만7060갑으로 줄었다. JTI도 4월3주차 판매량이 87만9062갑이었지만 5월2주차에는 71만5165갑으로 나타났다.
BAT코리아 관계자는 이번 영국 본사의 회의 결과와 관련 31일 오후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담뱃값 인상과 관련해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