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서 금융주가 힘을 못 쓰고 있다. 증권사들은 저가매수의 기회라며 매수를 조언하고 있지만 금융주의 주가는 뒷걸음질만 치고 있는 상황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융업 업종 지수는 지난해말 543.85에서 488.76으로 10.1%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4.4% 상승했다.
코스피가 최근 조정을 받으면서 2140까지 내려오기는 했지만 올해 한 때 2200선을 돌파하는 등 지속적으로 상승을 꾀하는 것과는 반대로 금융업종은 시종일관 힘이 빠진 모습이다.
4대 금융지주를 포함해 금융업종에 속한 기업의 주가는 연초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KB금융과 우리금융은 연초 이후 주가가 각각 11.6%, 하나금융은 9.81% 하락했다. 신한금융도 주가가 6.23% 빠졌다. 증권사와 보험사도 마찬가지다. 삼성증권은 9.3% 하락률을 기록 중이며 삼성생명은 올해 10만4000원에 시작했던 주가가 11% 이상 하락하며 9만원대로 내려왔다.
금융업종에 속한 기업들이 지난 1분기 양호한 실적을 기록하고 성장성면에서도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증권사들은 금융주들의 성장성을 고려할 때 저평가된 수준이라며 주가가 내렸을 때 매수하라고 조언한다.
이고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외환은행 인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며 투자심리가 극도록 악화된 지금이 매수 타이밍”이라며 “외환은행 이슈를 제외해도 저평가 매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구경회 현대증권 연구원은 “과거의 경험으로 볼 때 배드뱅크는 은행주의 바닥을 만들었다”며 “베드뱅크가 설립되는 6월쯤이 주가 흐름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정적 이슈가 사라지면 주가 상승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금융주에 대한 '저가매수' 조언은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주가는 계속 뒷걸음질만 쳤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방향을 잡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우리금융과 하나금융 등과 관련된 M&A 불확실성을 비롯해 금융권에 남아 있는 이슈가 해소돼야 투자심리 개선 및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지만 지금은 낙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