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대정부질문 첫날인 2일 저축은행 사태 관련 구명로비 의혹을 놓고 상대측 인사들의 실명을 공개하는 등 거침없는 폭로전을 이어갔다.
한나라당 신지호 의원은 이날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부산저축은행그룹의 캄보디아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사업 막후에 현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가 깊이 개입했다는 제보를 현지 경제인들로부터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 원내대표의 지난 2007년 3차례의 캄보디아 방문 기록 등을 근거로 “2007년 7월 방문 1개월 전 부산저축은행 대주주 4명이 캄보디아를 먼저 방문했고, 김 원내대표의 방문 직후인 8월 부산저축은행이 수도 프놈펜에 ‘캄코은행’ 개소식을 열었다”면서 “김 원내대표가 체류했던 2007년 12월에는 김양 전 부산저축은행 대표도 캄보디아에 있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우리금융지주가 삼화저축은행을 인수하기 직전인 지난 1월 정권 실세와 재계 인사 등이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과 함께 청담동 한정식집에서 만났다며 “저축은행 부실 뒷면에는 권력 실세들이 있었다”고 역공을 폈다.
이 의원은 “저축은행의 끈질긴 로비와 실세들의 개입으로 현 상황까지 왔다”면서 “부실 정리를 못하게 한 몸통이 누구인지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여야는 상대측에 대한 공세와 함께 감사원장 재직 시 저축은행 사태 관련해 “오만 군데서 압력을 받았다”고 언급한 김황식 국무총리에게 사실 규명을 강하게 촉구했다.
한나라당 김성조 의원은 “부산저축은행 사태는 금융감독원의 부정과 부패에서 시작됐고 그 뒤에는 감사원의 부패까지 있었다”면서 “김 총리는 저축은행 감사와 관련해 청탁과 압력을 행사했다는 ‘오만군데’가 어디인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민주당 김효석 의원도 “‘오만군데 총리’라는 불명예스러운 별칭을 떼려면 다 밝혀야 한다”면서 “압력이라는 것은 더 센 사람이 넣는 것 아닌가. 청와대인지 정치권인지 밝히고 갈 문제”라고 추궁했다.
앞서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은 이날 오전 있었던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민주당 박지원씨는 대한민국 권력형 비리1호인 사람”이라며 “국회 법사위에서 저축은행 비리에 대한 감사원과 금감원 조사를 ‘불법·편법조사’라고 끊임없이 저지했고, 당직자를 통해 보해저축은행 구명로비를 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