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리포팅] 사외이사 겸하는 CEO가 경영도 잘한다

입력 2011-06-0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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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 겸하는 CEO, 총자산수익률 평균 15% 높아...다양한 관점·경험 얻을 수 있어

▲사외이사는 CEO의 장식품이 아니라 경영의 좋은 수단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앨런 조지 래플리 프록터앤갬블(P&G) 전 CEO는 GE 사외이사를 겸임하면서 훌륭한 경영성과도 냈다. (블룸버그)

사외이사를 겸하는 최고경영자(CEO)가 경영성과도 좋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일반적으로 CEO가 다른 회사의 사외이사직을 겸할 경우 CEO의 업무 수행에 지장을 주지 않을 까 하는 우려가 크다.

듀폰의 앨런 쿨먼 CEO와 방산업체 레이시온의 윌리엄 스완슨 CEO는 최근 업무에 더 집중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로 다른 기업의 사외이사직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미국 경영학회저널이 포춘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CEO가 사외이사를 겸임하더라도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어떤 경우에는 오히려 더 좋기까지 했다.

프록터앤갬블(P&G)의 전 CEO인 앨런 조지 래플리는 지난 2002년부터 제너럴일렉트릭(GE)의 사외이사를 맡아왔다.

그가 재임하던 2000~2009년에 회사의 매출은 2배, 순이익은 4배 올라 사외이사 겸임 CEO의 대표적 성공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마르타 겔레카니츠 보스턴대 교수는 “일부 이사회 멤버나 주주들은 사외이사직 겸임을 CEO의 특권이나 장식품으로 취급하고 있으나 실상은 사외이사직 겸임이 경영에 있어서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브라이언 보이드 애리조나 주립대 교수와 더불어 이번 연구를 공동 진행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저성장 산업에 속한 기업이나 사업다각화가 이뤄지지 않은 기업, 경쟁상황이 치열한 기업들은 CEO가 사외이사직을 겸임하는 게 더욱 유리했다.

이들 기업들에서 CEO가 사외이사를 겸임한 기업의 총자산수익률(ROA)은 그렇지 않은 기업들보다 평균 15% 정도 높았다.

겔레카니츠 교수는 “사외이사를 겸임하는 CEO들은 다른 기업들이 도전적 상황에 처해서 어떻게 대처하는 지를 보고 이를 자신들의 기업에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사실 기업 이사회는 일반적으로 CEO의 사외이사 겸임에 대해 부정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임원 전문 헤드헌팅업체 제임스드루리파트너스의 짐 드루리 설립자는 “현재 많은 기업 이사회가 자신들의 CEO가 동시에 두 개 이상의 사외이사를 겸임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대기업 이사회는 CEO가 자사의 부품공급사나 고객사의 사외이사를 맡을 경우 따를 이해관계의 상충을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펜서스튜어트의 조사에 따르면 62% 기업들은 CEO가 겸직할 수 있는 사외이사 수를 제한하고 있고 4%는 아예 겸임을 금지했다.

겔레카니츠 교수는 이에 대해 “사외이사를 맡는 것은 CEO에게 치열한 경쟁상황 속에서 새로운 관점을 제공할 수 있고 회사 경영에 있어 좀 더 전략에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한다”면서 “사외이사도 중요한 경영활동의 하나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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