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씨(서울, 31세)는 최근 '월지급식 펀드'에 가입하기 위해 증권사를 찾았다. 천만원 단위를 넘나드는 최저 가입한도에다 똑같은 펀드임에도 불구하고 분배금 지급률에 따라 원금 손실이 날 수도 있다는 판매원의 설명에 그는 결국 발길을 돌렸다.
베이비부머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매월 연금식으로 분배금을 지급받는 '월지급식펀드'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어떤 펀드가 자신에게 딱 맞는 상품인지 몰라 답답하기만 하다.
전문가들은 단기수익률에 치우치기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원금 손실 가능성을 감내할 수 있는 투자자들이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3일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에서 운용되고 있는 13개 월 지급식펀드의 지난달 말 기준 설정액은 4916억원에 달한다. 펀드 환매 랠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말 1666억원과 비교하면 5개월여만에 32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된 것이다.
그러나 수익률은 실망스럽다. 제로인에 따르면 월 지급식 펀드의 연초이후 수익률은 1.42%로 주식혼합형 3.02%의 1/2 수준에 불과하다.
단기 수익률도 사정은 마찬가지. 1주일 평균 수익률 0.42%로 같은기간 혼합형(1.32%)을 4배 이상 하회하고 있다. 개별 펀드별로는 '칸서스뫼비우스블루칩 1[주식]'이 1.99%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칸서스뫼비우스200인덱스 1[주식-파생]'(1.86%), '삼성스마트플랜실버대표주자 1[채혼]'(1.33%), '하나UBS실버오토시스템월분배식 1[주혼]'(0.51%)등이 그 뒤를 이었다. 그러나 '한국투자노블월지급식연속분할매매 1'[주혼]'(-0.10%), '아이메자닌II 1[채혼]'(-0.17%), '피델리티월지급식이머징마켓자[채권-재간접]'(-0.42%) 등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월 지급식펀드가 동종펀드 평균을 하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월 지급식펀드는 투자원금에서 투자자가 설정한 분배금을 먼저 지급하고 나머지로 재투자 해 원금을 회복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따라서 분배금이 펀드의 수익률 보다 크면 원금이 줄어들 수 있다. 예를들어 0.5%의 지급률을 선택했다면 매년 6%(0.5%×12개월) 이상의 수익이 나야 원금이 보존된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상황에 휘말리지 않고 꾸준히 수익을 내고 있는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며 "돈을 모아야 하는 30~40대 보다 목돈을 굴려야 하는 50~60대에게 더 적합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