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신규투자 무슨 돈으로…

입력 2011-06-03 11:16 수정 2011-06-03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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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통신요금 기본료 인하 조치가 통신업계의 향후 생존문제에 핵폭탄급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요금 인하로 이통 3사의 연간 실적 감소폭이 최대 1조5000억원에 이르게 된다.

이같은 실수익 급감으로 인해 이들 통신사가 당초 계획했던 3G 네트워크망 증설과 LTE(롱텀에볼루션) 등 4G 이동통신 투자계획의 전면 손질이 불가피해졌다.

향후 신규 투자 외에 통화 품질 개선 등 서비스 개선작업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전통적인 내수기업이라는 이미지 탈피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시장 진출 전략도 당분간 중단될 수 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표준요금제만 기본료 인하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깨고, 기본료 인하 대상을 모든 가입자로 확대되면서 실적 감소폭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2일 시장지배적 사업자 SK텔레콤을 앞세워 이동전화 가입자 1인당 연간 2만8000원의 요금절감 효과를 낼 수 있는 통신요금 조정안을 발표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1인당 2000원 인하로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지만 업체들에게는 엄청난 타격으로 다가오고 있다"며 "통신업계는 내수를 기반으로 성장을 하는데 정부가 이 점을 도외시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재 시장점유율 50.6%을 보이고 있는 SK텔레콤 기준으로 연간 7500억원 정도의 인하 효과가 나타날 전망이다. 2·3위 사업자인 KT와 LG유플러스가 동참한다면 효과는 1조50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매출 감소로 가장 고심하고 있는 것은 LG유플러스 측이다. 다음달 LTE서비스 사용화를 앞두고 총 1조7000억원 규모로 창사 최대의 투자를 감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당장 생존을 염려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이동전화 가입자가 900만명에 달하기 때문에 월 1000원 인하하면 1100억원의 매출이 고스란히 빠져 나간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정체된 통신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차세대 이동통신망인 LTE에 대한 투자를 창사 최대 규모로 진행하고 있다”며 "향후 SK텔레콤의 요금인하 정책을 면밀히 살펴 선택적으로 판단 및 수용하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최근 종합 IT컨버전스 그룹으로 변신을 선언한 KT도 시름이 깊어졌다. 차세대 망 구축 등에 3조2000억원을 집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투자재원 확보에 틀이었던 기본요금을 인하할 경우 어떤 형태로든 투자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KT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에 인하안을 내놓을 것”이라며 “다양한 인하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하고 있”고 말했다. 이어 “이동통신 사업은 일반 유선망 사업과 달리 투자비가 많이 들 수밖에 없다”며 투자 축소 영향 등을 우려했다.

한편 늘어나는 트래픽을 해결하기 위한 이통 3사별 투자 전략에도 이상 신호가 생겼다. 올해 이 부문에 대한 이통 3사의 망 투자 금액 단순 증가분보다 통신요금 인하로 인한 실적 감소폭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올해 통신 3사의 투자 예상액은 7조52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7.5%(1조1000억원) 늘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각각 2조6200억원, 3조2000억원, 1조7000억원 수준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의 팔목을 비트는 식의 인위적인 요금인하가 아니라 거시적이고 근본적인 방식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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