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연금은 주식투자가 아니다

입력 2011-06-03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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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으로 주식투자를 하는 것도 아닌데, 정말 미치겠습니다.”

기업 퇴직연금을 운용하고 있는 자산운용사들이 화가 많이 났다. 기업 퇴직연금 담당자와 판매사에서 매일 수익률을 확인하며 수익을 높여달라고 조르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매일 퇴직연금펀드의 수익률을 체크하고 조금만 수익률이 떨어져도 전화를 걸어 항의해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퇴직연금은 퇴직 후 사용될 자금이라는 점에서 장기 성과와 안정성이 특히 중요하다. 그러나 오히려 리스크관리가 잘되고 있는지를 감시하고 관리해야할 퇴직연금 담당자들과 판매사가 운용사들이 단기성과에 매달리도록 압박해 리스크를 키우고 있는 것이다.

퇴직연금 사업자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런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최근 퇴직연금 시장은 꺽기와 역꺽기, 고금리와 계열사 몰아주기 등 악습이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혼탁양상으로 흐르는 모습이다.

은행은 퇴직연금을 가입하면 전 직원에게 대출 등에서 특혜를 제공한다는 조건을 내세우고 일부에서는 역마진을 감수하면서까지 퇴직연금 사업자 선정에 뛰어들고 있다.

퇴직연금 시장이 무한 성장을 예고하고 있는 만큼 지금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점유율을 최대한 늘려 놓자는 계산이다.

이 같은 경쟁으로 판매사들은 향후 퇴직연금 시장에서의 지위를 높일 수도 있다. 그리고 수십년간 탄탄한 수익원으로서 기업의 성장을 이끌 수도 있다. 하지만 수많은 퇴직연금 가입자들은 그들의 퇴직금을 위협받고 있다.

10년 넘게 수익률 톱을 지킬 수 있는 펀드는 없다.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매니저들도 없다. 퇴직연금은 30~40년 앞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퇴직연금 시장 선점 실패한 금융회사들은 향후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퇴직연금 가입자들은 특정 금융회사의 시장 선점 여부를 떠나 그들의 노후를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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