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3일 오후 이재오 특임장관을 만난다.
이 대통령은 이날 ‘6.3 동지회’를 청와대로 초청, 만찬을 가질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는 이재오 특임장관도 참석할 예정이다. 자연스레 두 사람이 만나게 되는 셈.
공교롭게도 앞서 이 대통령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오찬 직후 단독회동을 가졌다.
이 대통령과 이 장관은 지난 1964년 한일회담 반대시위를 통해 운동권 동지로 첫 인연을 맺었다. 당시 이 대통령은 고려대 상대 학생회장으로 중앙대 한일회담반대구국투쟁위 위원장이었던 이 장관과 함께 시위를 주도했다.
시위의 반대편엔 박 전 대표의 선친인 故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있었다.
이 장관은 이를 의식한 듯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1964년, 1965년에 일어났던 굴욕적인 한일회담 반대 학생운동으로 1965년 군이 대학을 점령하고 위수령을 내리고 드디어 저는 대학 제적과 함께 수배가 됐다”며 “제 인생의 갈림길이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그러면서 “오늘은 1964년 6월 3일 군이 계엄령을 내려서 학생운동을 탄압한 (바로) 그날”이라고 직시했다.
정치권에선 이날 이 장관 글이 이 대통령에게 보내는 ‘메시지’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대통령에게 6.3 한일회담 반대 시위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면서 '동지'인 자신을 강하게 항변한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당시 학생운동을 탄압했던 주체가 박 전 대통령이었음을 지적한 것은 바로 이날 만나는 박 전 대표와의 회동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기 위함이었다는 풀이다. 일종의 ‘피아’(彼我) 구분을 한 셈이다.
앞서 이 장관은 지난 1일 한 특강에서 두 사람 간 회동 관련해 “유럽 특사 활동 보고 이외의 다른 정치적 의미를 낳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오히려 당에 더 큰 혼란을 불러올 것”이라고 말해 큰 파장을 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