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이 퇴진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대통령궁을 겨냥한 반정부군의 포격으로 부상당한 살레 대통령이 치료차 사우디 아라비아로 떠났으며 살레 대통령 직계 가족 31명도 예멘을 떠났다고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예멘 정부는 살레 대통령이 경미한 부상 만을 입었다고 밝혔으나 그가 당초 하기로 했던 국영 TV방송 연설을 하지 않음에 따라 건강 상태가 위중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살레 대통령이 가족들과 함께 사우디로 떠남에 떠난 점을 감안하면 그가 조기 퇴진하는 가능성이 클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그가 사후 처벌 면제를 조건으로 조기 퇴진하는 내용의 걸프협력협의회(GCC) 중재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힌 후 그 후 입장을 번복해 정권을 유지해 온 사실을 들어 퇴진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압둘 알 자나디 예멘 정부 대변인은 “부통령인 압드 알-라브 만수르 알-하디가 살레 대통령의 역할을 대신 수행할 것”이라며 “현재 대통령의 건강 상태는 직무를 완전히 수행하기에 불충분하다”고 말했다.
예멘 여당측에서는 살레의 출국이 단지 간단한 건강 검사만을 받기 위한 것일 뿐이라며 곧 예멘에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행정부의 익명을 요구한 한 관리는 “백악관 존 브레넌 대테러 담당 보좌관이 지난 4일 하디 부통령에게 전화를 해 예멘 사태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으나 대화에 대한 세부내용은 전하지 않았다.
미국은 혼란이 지속될 경우 알 카에다가 이 틈을 타서 예멘에 뿌리를 내리고 서구 국가들에 대한 테러를 더욱 확대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사우디 아라비아가 예멘 정부군과 반정부군에 일시적인 정전을 요청해 현재는 양군이 소강상태에 있으나 일부 지역에서는 교전 상태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