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좌파진영의 오얀타 우말라(48) 후보가 출구조사 결과 승리할 전망이다.
현지 여론조사기관들인 CPI와 입소스 아포요, 다툼은 5일(현지시간) 투표 종료 후 출구조사 발표를 통해 우말라는 52.5~52.7%의 지지를 얻어 47.3~47.5%에 그친 게이코 후지모리(36) 의원을 누르고 차기 대통령에 당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알프레도 토레스 입소스 아포요 회장은 "우말라가 이번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고 밝혔다.
우말라의 당선이 확정될 경우 페루에는 지난 1975년 후안 벨라스코 알바레도 군사정부 이후 36년 만에 좌파 정부가 들어서게 된다.
게이코 후지모리는 선거 운동 기간 부패와 인권남용죄로 감옥에 수감 중인 아버지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전략을 폈으나 그의 암울했던 시대를 기억하는 유권자들이 외면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우말라는 자신이 승리하면 아르헨티나·브라질·파라과이·우루과이 등 4개국으로 이뤄진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가입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브라질 일간지 폴랴 데 상파울루와의 인터뷰에서 "대선에서 승리하면 페루가 메르코수르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말라는 페루가 멕시코·콜롬비아·칠레 등과 함께 이른바 '태평양 블록'을 형성한 데 불만을 느끼고 있으며 이 블록이 메르코수르와 이념적인 대척점을 형성하려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태평양을 접한 이들 4개국 정상들은 지난 4월 말 페루 수도 리마에서 만나 통상 협정에 서명하고 새로운 경제블록을 출범시켰다.
'태평양 협정'에 서명한 4개국의 인구는 2억456만명, 국내총생산(GDP)은 2조5200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인구 2억300만명에 GDP 2조1940억달러인 브라질보다 크지만 인구 2억5451만명에 GDP 2조8700억달러인 메르코수르에 비해서는 작은 규모다.
일각에서는 우말라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고 실제로 메르코수르 가입을 추진하면 '태평양 블록'은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급속도로 힘을 잃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