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그룹의 양대축인 에너지와 정보통신 외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제3의 퀀텀 점프(대약진)'를 위해 신개념 연구개발(R&D) 체계를 구축했다.
6일 SK에 따르면 에너지와 정보통신으로 구성된 기존의 사업축 외에 제3의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R&D 초기부터 기술 파트를 참여시키도록 하는 'R&BD+E((Research&Business Development+Engineering)' 체계를 최근 도입했다.
이는 기존에 유지해오던 사업화를 염두에 둔 연구개발인 R&BD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연구개발 초기부터 신속한 사업화를 위해 엔지니어링(공학기술) 파트의 적극적인 참여와 충분한 검증을 거치도록 하는 방식이다.
SK그룹은 그동안 '연구만을 위한 연구'를 벗어나 초기부터 사업화를 최종 목표로 두고 연구개발에 나선다는 R&BD(Research & Business Development) 체계를 활용해왔다.
그러나 올 초부터는 최태원 회장의 특별지시에 따라 R&BD에 엔지니어링 개념을 추가한 R&BD+E 체계를 전격 도입했다.
사업화를 하더라도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 엔지니어링 파트의 충분한 검증을 거치고, 연구개발의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기술파트 실무진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SK의 주력 계열사들은 최근 연구개발 조직과 인력을 재배치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올 초부터 300여명 규모의 엔지니어링 본부를 'SK 글로벌 테크놀로지'(옛 SK기술원) 산하로 통합했다. 이를 통해 SK 글로벌 테크롤로지가 연구개발중인 촉매·공정기술, 석유·아스팔트 고분자·석유화학·소재제품 기술의 사업화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서다.
SK텔레콤 역시 올해부터 전사적으로 산재해 있던 연구개발 및 엔지니어링 인력을 기술부문으로 통합했다. 기반기술연구원, 네트워크기술원, 정보기술원이 기술부문으로 통합돼 차세대 IT 기술의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식 연구개발은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SK텔레콤이 다음달부터 국내 최초로 4세대(4G) 네트워크 서비스인 LTE(롱텀에볼루션)를 상용화할 수 있었던 것도 SK식 연구개발 때문이라는 것이 SK측의 설명이다.
SK텔레콤은 그동안 사업화를 위한 연구개발을 통해 2세대 CDMA 세계 최초 상용화에서 3세대 WCDMA(휴대폰기반 HSDPA) 세계 최초 상용화는 물론 이번 4세대 LTE까지 국내 최초로 선보이게 됐다.
SK이노베이션도 SK식 연구개발을 통해 리튬이온전지용 분리막(LiBS, Lithium-ion Battery Separator) 기술과 고유의 전극기술 등 소재기술을 개발해 자동차 배터리 시장에 진출했다.
SK이노베이션은 또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하는 신기술인 그린폴(Green-Pol) 기술도 개발했다.
SK 관계자는 "SK그룹이 고비마다 성장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SK만의 독자적인 연구개발에 힘입은 바 크다"며 "올해부터 새롭게 도입된 'R&BD+E' 체계 역시 제3의 도약을 달성하기 위한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