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의 중도좌파 오얀타 우말라 후보가 지난 5일(현지시간)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좌파정권의 남미 장악으로 상품가격이 요동칠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우말라 당선자는 페루 대선 결선 개표 결과 6일 51.5%로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딸 게이코 후지모리 상원의원(48.5%)을 누르고 승리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페루증시는 우말라 후보가 대선승리를 확정지으면서 20년래 최대폭으로 떨어졌다.
증시는 개장과 동시에 8.7% 급락한 뒤 1990년 이후 최대폭인 12.5% 급락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거래소는 대규모 폭락으로 장중 두번이나 주식거래를 중단했고 마감시간도 3시간 앞당겨 폐장했다.
주식 거래가 중단되기는 2008년 10월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우말라의 당선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이는 광산업 관련주가 급락세를 주도했다.
우말라는 광산업을 비롯한 주요 산업의 국유화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외국기업들에 대한 세금 인상을 단행할 것이 확실시된다.
우말라는 광산업계 횡재세(windfall tax)를 40%까지 끌어올릴 것이라는 계획을 이미 밝혔다.
전문가들은 광산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주요 상품의 생산이 위축되고 글로벌 상품가격도 출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말라의 당선이 확실시되면서 페루에서 광산을 운영하는 그루포멕시코는 6% 하락했다.
런던에 상장된 세계적 광산업체인 호주의 엑스트라타도 런던증시의 강세장 속에서 1%이상 떨어졌다.
가파른 성장세로 남미경제를 이끌고 있는 페루는 칠레의 뒤를 이은 세계 2대 구리 생산국으로 금 생산 비중도 상당하다.
우말라는 외국광산에 대한 초과이득세를 부과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글로벌 상품시장은 초긴장상태다.
우말라는 이번 대선에서 룰라의 시장친화적 중도좌파 노선을 모델로 내세우며 중산층 이상 국민의 지지를 얻는 데 성공하면서 대선에서 승리했다.
전문가들은 페루에 36년 만에 좌파 정부가 들어서면서 좌파정권이 남미를 장악하고 있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페루가 남미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정부의 경제 통제로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는 것이다.
JP모건은 이날 페루 증시에 강력한 매도세가 들어닥칠 것이라며 우말라의 빈곤퇴치를 위해 제안한 공략을 고려해 볼 때 페루의 초고속 성장이 지속되기는 힘들 전망이라고 밝혔다.
우말라의 당선으로 칠레와 콜롬비아를 제외하고 모든 남미 국가는 좌파가 정권을 장악하게 됐다.
선거 유세 동안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前) 브라질 대통령을 역할 모델로 내세운 우말라의 승리는 남미에서 중도좌파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전망이다.
룰라의 실용 좌파 노선은 남미를 휩쓸고 있다.
룰라의 뒤를 이은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을 비롯해 페르난도 루고 파라과이 대통령,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모두 시장 친화적 성격을 가미한 중도좌파다.
*용어설명: 횡재세(windfall tax)
영국이 지난 1997년 공공적 자산인 기간산업이 사유화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과도한 시세 차익에 대해 물린 세금. 초과이득세와 같은 개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