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발전과 수출확대에 힘입어 막대한 자산을 쌓은 중국이 유럽기업 인수합병(M&A)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의 대유럽 투자는 지난 2003~2005년에 8억5300만달러(약 9200억원)에 불과했으나 2008~2010년에는 439억달러로 급증해 중국이 인수한 유럽기업이 118개에 달한다고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딜로직을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기업이 유럽 M&A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것은 자국 저축액이 2조7000억달러에 달할 정도로 M&A 실탄이 풍부하기 때문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세계은행(WB)은 10년 안에 중국의 저축액이 현재의 6배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3월 확정된 12차 5개년 개발계획에서 중국 정부는 “자국 기업이 국제적 영업망과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하는 것을 적극 장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최대 PC제조업체 레노보는 지난주 독일 PC시장의 강자인 메디언 지분 37%를 인수했다.
중국 최대 식품업체 브라이트푸드의 왕중난 회장은 “우리는 유럽 3대 식품업체 중 하나를 인수할 것”이라고 강한 의욕을 보였다.
M&A 대상이 되는 업종도 다양하다.
중국 기업들은 체코의 담배회사부터 네델란드의 제약회사, 영국의 목재 생산업체 등 최근 100여개 이상의 다양한 유럽기업을 사들였다고 WSJ는 전했다.
틸로 하네먼 로디엄 그룹 리서치 부문 이사는 “중국 기업들은 앞으로 10년 동안 해외시장에 1조달러 이상을 투자할 것”이라며 “자원 부문은 물론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 대한 중국 기업들의 투자관심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처럼 안보를 이유로 해외기업들의 투자를 막는 경우가 드문 것도 유럽기업이 M&A 대상으로 환영받는 이유 중 하나다.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는 미국 기술벤처 3리프를 인수하려 했으나 미국 정부의 반대로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