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상승을 이끌던 태양광주들이 최근 급락세다. 전문가들은 공급과잉 우려와 경쟁심화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으로 분석하고 있다.
어제 하루 코스피가 0.65%, 화학업종이 2.84% 떨어지는 동안 OCI 4.20%, 한화케미칼 7.75%, 오성엘에스티 14.1% 등 태양광주들은 더 많이 하락했다. 이같은 하락세는 이번달 들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공급과잉과 수요위축 우려다. 오정일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재 태양광시장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독일·이탈리아가 하반기 보조금 축소를 예정하고 있어 업황이 둔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 연구원은 “하반기까지 전반적 업황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고 예측했다.
정유석 LIG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올해 초부터 이탈리아 보조금정책 발표가 늦어지는 등의 영향으로 재고가 많이 쌓였다”며 “덤핑물량까지 나와서 셀·웨이퍼·폴리실리콘 모두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대기업들의 신규진출, 기존 업체들의 증설이 이어지며 재고가 늘어나 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지적된다. 당장 올해 들어서만 삼성SDI·LG화학·한화케미칼·S-oil이 태양광산업 진출을 선언했고 기존 업체들인 OCI·한국실리콘·웅진폴리실리콘·넥솔론 등이 양산·증설 대열에 합류했다.
정 연구원은 그러나 “많게는 2달치 재고가 남았다는 예측도 있지만, 태양광 성수기인 여름을 전후해서는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며 “최근 주가 하락을 저가매수의 기회로 이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오 연구원은 업종이 아니라 개별 기업으로 접근하는 투자 전략을 조언했다. 그는 “OCI는 폴리실리콘 가격이 하락하고 수요가 줄더라도 80%를 장기공급계약으로 맺은 상태기 때문에 실적에 큰 악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가공 분야보다는 소재 부문이 유망하다고 보았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태양광주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는 분석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의 팀장급 연구원은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장기적 전망은 물론 좋지만, 수요에 비해 분명 공급이 과잉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최근 모듈·전지·폴리실리콘까지 거의 모든 분야에서 가격이 급락하는 이유는 이와 같은 수급 구조 때문인데 여기에다 올해 생산량이 더욱 큰 폭으로 늘어날 예정”이라며 “최소한 내년 1분기까지는 긍정적 전망을 내놓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