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7.4 당권주자 '합종연횡' 촉각

입력 2011-06-09 11:00 수정 2011-06-09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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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출마 러시, 본심은 차기 총선

“게임의 룰은 정해졌다. 링 위에 올라 상대를 쓰러뜨리는 일만 남았다”

한나라당이 진통 끝에 7.4 전당대회 경선 룰을 최종확정했다. 선거인단 수를 기존 1만명에서 21만명으로 대폭 늘리는 대신 최대쟁점이었던 당권·대권 분리, 대표·최고위원 통합선출 등은 현행대로 유지키로 했다. 또한 비상대책위(위원장 정의화)가 제시했던 1인1표제 및 여론조사 미반영 등도 폐지, 결국 박근혜 전 대표 뜻대로 됐다. 이 과정에서 친이계의 공세를 막아냈던 이들은 다름 아닌 쇄신파였다. 신주류의 힘을 재확인한 셈이다.

더불어 그간 눈치경쟁을 벌였던 차기 당권주자들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당장 3선의 박진 의원이 이르면 금주 내에 출마를 공식선언한다. 박 의원은 8일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쇄신과 화합을 이끌 미드필더가 되겠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다만 지난 원내대표 경선에서 이병석 의원과 짝을 이뤄 정책위의장에 출마했으나 고배를 마셨던 점이 걸림돌이다. 재선의 전여옥 의원도 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출마 결심을 굳혔다”고 말했다. 그는 당내에서 몇 안 되는 정몽준계다.

이외에도 친이계인 심재철(3선) 의원과 이재오 특임장관의 측근인 이군현(재선) 의원도 출마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지난 2009년 反이재오 전선을 펼쳐 서울시당위원장에 당선됐던 3선의 권영세 의원 출마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초선의 정미경 의원도 같은 날 기자에게 “다음 주까지 생각해 보겠다”면서도 “출마에 방점을 찍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이 아직 조직과 대중성이 미흡하다면 전직 국회의장을 지냈던 김형오(5선) 의원과 김무성, 홍준표(이하 4선) 의원 등은 중량감과 연륜에서 앞서 있다는 평가다. 김무성 의원은 친이계의 지원을, 홍준표 의원은 친박계 및 소장파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4선임에도 쇄신파의 주축인 남경필 의원과 3선의 원희룡, 재선의 나경원 의원 등은 대중성 및 젊은 대표론과도 부합된다. 변화의 이미지를 적절히 이끌어낼 수 있는 당대표로 적격인 셈.

이중 김무성, 홍준표, 원희룡, 나경원 의원 등은 직전 지도부였다는 점에서 4.27 재보선 참패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재오 장관을 비롯해 정두언, 서병수 전 최고위원 등의 제동이 눈엣가시다. 쇄신파 역시 이들의 출마에 강한 부정을 피력하고 있다. 자칫 ‘그 밥에 그 나물’일 수 있다는 얘기다.

유승민(재선) 의원 출마 여부는 전대 판을 뒤흔들 최대변수다. 친박계 핵심인데다 청와대는 물론 박 전 대표에게도 할 말은 하는 인사로 평가된다. 그는 “마지막 고민 중”이라고 말했지만 서병수 의원 등 친박계 의원들은 “99%는 출마로 기울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당내 최다선(6선)인 홍사덕 의원은 기자에게 “(대표) 자격이 흘러넘치는 사람”이라고까지 추켜세웠다. 친박계 단일후보로 나설 경우 朴心과 소장파, TK(대구·경북)의 든든한 지지가 최대 무기라는 평가다.

각 계파 간 대리전이 치열해지면서 진영 간 합종연횡이 어떻게 구성되느냐에 따라 결과 역시 달라질 전망이다. 친이계는 부활의 발판으로, 친박계와 소장파는 굳히기로 이번 전대를 바라보고 있다. 특히 李心(이명박 대통령)과 朴心(박근혜 전 대표)이 누구를 향할지도 관건이다. 이와 함께 선거인단 수가 기존 1만명에서 21만명으로 대폭 늘면서 선거비용 조달 여부도 주요변수로 지적된다. 지지를 호소하는 장문의 메시지를 선거인단 전체에게 하루 한 건만 발송하더라도 1000만원이 넘는 돈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한편 너도나도 본격 출마 러시가 예상되면서 당내 일각에선 “지도부 입성보다는 차기 총선 공천과 당선을 위한 정략적 행보가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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