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중국’의 기업공개(IPO) 성공신화가 무너지고 있다.
차량용 라디에이터와 히터 제조업체 난닝베일링은 선전증시에서 IPO를 추진했으나 공모가를 결정하는 수요예측 단계에서 당국이 요구하는 기관투자자 20곳의 입찰을 얻지 못해 IPO를 철회했다고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중국증시 20년 역사상 처음으로 기업공개(IPO)에 실패한 셈이다.
난닝베일링은 총 1890만주의 신주를 발행해 3억위안(약 501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었으나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데 실패했다.
앞서 증권당국이 IPO를 승인하지 않거나 시장상황에 의해 연기한 경우는 있었으나 IPO를 시작한 후 철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의 긴축정책 강화 우려로 증시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 실패의 원인이라는 평가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최근 IPO를 단행한 기업들이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에 미치지 못하는 일이 잦았던 것도 난닝베일링의 IPO 실패 원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해 14% 하락해 주요국 증시 가운데 가장 부진했다. 올해 들어서도 2% 이상 떨어졌다.
중국증시 전문가인 프레이저 호위는 “중국판 나스닥인 차이넥스트에서 기관투자가의 입찰이 IPO 최전성기에 비해 평균 5%에도 미치지 못한다”면서 “이번 IPO 실패는 예견된 일”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중국 본토에서 IPO 규모 5000만달러 이상인 기업 126개 가운데 54개가 상장 첫날 주가가 하락하는 부진을 보였다.
미국 뉴욕증시에 최근 상장했던 중국 기업들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 최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런런은 주가가 지난달 초 상장에 비해 10.5% 하락했다.
온라인 서점인 당당의 최근 주가는 상장 당시보다 무려 49%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