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대학 총장들이 9일 정치권에서 촉발된 반값등록금 관련해 난색을 표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민주당 지도부와 조찬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정부 재정지원 없이는 즉각적인 등록금 인하는 어렵다는 뜻을 피력했다고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이 전했다.
총장들은 특히 “어느 날 갑자기 등록금을 반값으로 낮춘다고 하니 황당하다”면서 “정치권 고심은 이해하나 해결 당사자는 대학”이라고 못을 박았다.
이들은 이어 “반값등록금은 다수결이나 정치적 논리에 의해서 결정될 문제가 아니다”면서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지원 강화가 본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등록금이 비싸다고 하나 훨씬 비싼 돈을 주고 20만명이나 유학 가 있다”면서 “대학 교육문제를 민생의 문제로만 보는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능력 없는 사람까지 모두 대학에 가게 하는 것이 맞느냐”며 “고등교육이 무상교육으로 가는 것은 아니다”고 입장차를 보였다.
이들은 또 “특정한 목적에 쓰려고 적립한 적립금을 등록금 인하에 쓰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대학 적립금 사용에 부정적 입장을 밝힌 뒤, “대학 기부금에 대한 세제혜택 등의 지원으로 정부가 뒷받침해주면 사립대도 (반은 어렵지만) 등록금을 10%씩이라도 낮추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한 대학 총장은 “우리 대학은 적립금이 꽤 많은데 이는 우리 선배 등이 쌓아온 것”이라며 “적립금 많은 것이 나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신입생 등에게 홍보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등록금 문제는 국가 및 교육 경쟁력과 복지 차원에서 민생을 잘 조화시켜야 할 문제”라며 “대학도 국민이나 사회가 공감하는 수준의 혁신과 자구 노력을 해야 한다”고 재차 압박했다.
간담회에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인 김영길 한동대 총장을 비롯해 김선욱 이화여대 총장, 김한중 연세대 총장, 박철 한국외대 총장, 이광자 서울여대 총장, 장영태 홍익대 총장, 한영실 숙명여대 총장, 이영선 한림대 총장, 이효수 영남대 총장, 부구욱 영산대 총장, 이남식 전주대 총장이 참석했다. 국공립대에서는 유일하게 김윤수 전남대 총장이 함께 했다.
한편 주요 대학 학생들은 오는 10일 민주항쟁 기념일을 맞아 동맹휴업을 결성, 대대적인 반값등록금 촛불시위를 벌일 계획이어서 등록금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