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가 꺾일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국제 유가와 채소값이 내렸음에도 올들어 6%대 상승률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은 10일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6.2% 상승했다고 밝혔다. 생산자물가는 올 1월 들어 6%대에 올라선 후 5개월째 높은 상승률을 이어갔다.
생산자물가는 출하 단계에서 가격수준 변동을 측정하는 지표다. 최대 1개월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친다.
생산자물가가 높은 오름세를 보이는 데는 국제 유가 상승을 공산품이 반영했기 때문이다. 실제 두바이유 기준 국제 유가는 지난달 6.7% 내려 9개월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로 인해 석유제품이 내렸음에도 화학제품과 1차 금속제품이 올라 공산품은 전달대비 0.2% 올랐다.
한은 관계자는 “국제 유가 상승이 관련 제품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물가 수준은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부문별 전년 동월 대비로는 공산품이 8.0%, 농림수산품이 3.7%, 전력·수도·가스가 5.2%, 서비스부문이 2.3% 상승했다. 특히 농림수산품은 전달(7.2%)에 비해 상승폭이 크게 둔화했다. 한은은 기상여건이 양호했고 채소류 생산면적이 늘어나면서 증가폭이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생산자물가는 전달 대비로는 0.1% 하락했다. 지난해 6월 0.3% 내린 후 11개월만이다. 국제유가가 지난달 내린 데다 원화가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달 평균 환율은 1086.84원으로 전달 대비 3.2% 하락했다.
한은 관계자는 “국제 유가가 내렸지만 여전히 100달러를 넘어선 수준이다”며 “제품 가격이 오르고 있어 하락세를 접어들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