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골적 기업 압박…'시장자율 실종'

입력 2011-06-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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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으로 돌아가자]④시장 지배하려는 정부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표방하며 들어선 현 정권이 ‘물가’라는 거대 복병을 만나자, 오히려 행정력을 동원해 기업을 압박했다. 그 결과 ‘자율’이 최우선 가치이자 기본인 시장 메커니즘을 통째로 뒤흔들었다. 시장은 명령으로 움직이는게 아닌데 말이다.

정부가 ‘자율’이라는 시장의 기본 원칙을 무시하고, 정책이 아닌 압력으로 시장을 지배하려 하면서 한국경제가 심각한 홍역을 치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연말 ‘물가’라는 장벽을 만난 정부의 대응은 마치 1960~1970년대 개발독재시절의 관치를 떠올리게 했다. 경제운영 성적이 거의 낙제점이란 지적이 일고 있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기획재정부·지식경제부·공정거래위원회는 물론 동반성장위원회와 미래기획위원회까지 가세, 전방위적으로 대책 아닌 ‘기업 압박 카드’를 꺼내들며 기업과 시장을 옥좼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지난 1월 이명박 대통령의 ‘기름값이 묘하다’는 발언으로 시작된 정유사 압박이다. 윤증현 전 재정부 장관,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등 경제부처 장관들이 나서면서 정유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기름값을 ℓ당 100원씩 내렸다.

김동수 공정위원장은 15대 대기업 총수와의 연쇄 간담회를 추진하며, 오너들을 압박해 담판을 지으려는 비정상적 방법을 동원했다. 그러나 물가는 정부를 비웃기라도 하듯 5개월째 4%대의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의 ‘초과이익공유제’,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의 ‘공적 연기금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 등 정부 산하 위원회마저 노골적인 대기업 압박에 나섰다.

시장의 기능을 무시한 채 기업을 옥좨 물가를 잡다보니 ‘투자위축-고용부진-경제성장률 저하’라는 악순환이 이어지며 정부의 3% 물가, 5% 성장 목표 달성도 사실상 물건너 갔다. 자율이라는 시장의 기본 원칙을 무시한 정부가 자초한 결과다.

아울러 반쪽짜리 구제역 대책·총부채상환비율(DTI)에 대한 금융당국 간 엇박자·취득세 인하를 둘러싼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충돌 등은 대한민국의 망가진 경제시스템을 여실히 드러냈다.

김영신 한국경제연구원 박사는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유권자들을 표심을 의식해 정부가 국내 경제에 대한 개입과 통제가 심각하다”며 “정부의 시장 개입으로 수요와 공급이라는 정상적인 가격 결정 구조를 무너뜨리면 오히려 다른 부분에서 부작용이 터져 나오는 시장의 풍선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경제 시스템의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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