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한제가 오히려 집 값 올린다"

입력 2011-06-10 11:00 수정 2011-06-10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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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하고 주택시장을 시장 원리에 맡겨 활성화 시켜야 합니다.”(김충재 대한주택건설협회장 9일 기자간담회에서)

주택시장의 최대 화두이자 오랜기간 국회 문턱에서 좌절돼 온 분양가상한제 폐지가 6월 임시국회의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주택건설업계의 목소리도 다시 높아지고 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폐지는 정부의 3·22대책에 포함됐으나 4월 임시국회 상정이 무산되면서 6월 국회로 넘어온 상태다. 업계는 분양가상한제가 헌법에서 보장하는 기업 영업활동의 본질적인 권리를 침해할 뿐 아니라 내수경기 진작과 일자리 창출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꼬집는다.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도입된 분양가상한제가 오히려 건설경기 위축 및 공급 부족을 야기해 주택가격 상승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건설산업연구원은 신규 주택 공급 감소로 2009~2012년 수도권 아파트 입주물량은 3~7만호가 부족하고, 지역별·계층별·규모별 수급 불일치가 심화됐다고 분석했다.

주택산업연구원도 수도권의 경우 2012년까지 연간 7만호 부족으로 주택가격이 9.1% 가량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택지가격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분양가에 대한 규제가 지속될 경우 신규 분양이 줄게 되고 이는 곧 가격 상승을 불러 온다는 분석이다.

분양가상한제 하에서 건설사가 사업을 선뜻 시작할 수 없는 이유는 택지가격은 갈수록 높아져 가는데 건축비만 규제하다 보니 사업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중견건설업체 관계자는 “택지가격이 비싼 주거지에는 그에 걸맞는 가격의 고급주택을 지어 공급할 수 있어야 하는데, 분양가상한제 하에서는 유연한 토지이용이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건설업계는 또 상한제가 폐지되면 신규 주택 분양가격이 급등할지 모른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그렇치 않다고 말한다.

주택산업연구원의 연구 결과를 보면 수도권의 경우 상한제 폐지로 분양가가 일시적으로 15%까지 상승하더라도 주택공급이 25% 증가해 2~3년 후에는 주택가격이 2.71% 가량 하락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현재와 같이 공공택지에서 저렴한 가격의 신규 공급(보금자리주택 등)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자금이 민간택지 분양시장에 몰릴 가능성이 매우 낮기 때문에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높게 책정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대한주택건설협회 관계자는 “세계 경기 침체와 주택경기 회복이 불확실하고 금리인상 압박에 따른 부담감이 있어 고분양가 전략은 먹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분양가가 높으면 양도차익 실현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구매 유인이 낮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한제가 풀린다해도 업체들이 분양가를 쉽게 올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분양가상한제 폐지에 대한 업계의 요구에도 6월 임시국회 통과 여부는 미지수다. 야당의 반대로 상정 자체가 쉽지 않은 까닭이다. 이에 업계가 직접 국회에 입장을 전달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통해 여야간 의견 차이를 얼마나 줄이느냐가 관건으로 보인다.

한편 대한건설협회, 한국주택협회, 대한주택건설협회 등 3개 협회는 오는 13일 공동으로 ‘분양가상한제의 합리적 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 김희철 민주당 의원, 이원재 국토해양부 주택정책관을 비롯 학계·언론계·업계를 대표하는 7인의 지정토론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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