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자살사건으로 조업을 전면 중단했던 현대차 아산공장 노조가 11일 새벽 사측과 마라톤 협상끝에 합의점을 찾았다.
노조는 협상 타결과 함께 공장에 대기중이던 조합원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가졌고 이날 오전 6시부터 야간조를 현장에 투입, 정상 조업에 들어갔다. 이어 이번 주말을 시작으로 휴일 특근도 정상 운영키로 결정해 6일 오후 5시부터 아산공장은 조업중단 이전의 정상 근무 형태로 복귀하게 된다. 9일 오후 가동이 중단된지 약 40시간 만이다.
10일 오후부터 '노조원의 사내 자살'사건에 대해 협상에 돌입한 양측은 11일 새벽까지 3차례에 걸쳐 대표단 협상과 실무진 협의 등을 치렀다.
노조측은 자살한 박 모(49)씨 유족에게 위로금 지급과 유가족 취업알선, 박 씨가 유서에서 언급한 회사관계자 조사 및 조치, 공장장 명의 담화문 게시, 단체협상과 노사관계 합의서 준수 및 조합원 활동 보장 등 5개 안을 요구했고 사측이 이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 과정에서 조합원 활동 보장과 관련자 처벌 부분에서 노사가 첨예하게 맞서 한때 노조가 협상장을 떠나는 등 결렬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갑작스런 양측 모두에게 갑작스런 조업중단이라는 부담감이 공감대로 작용했고 결국 노사 양측이 합의점을 찾아 협상 타결을 이끌어 냈다.
이경훈 현대차 노조 위원장은 "이번과 같은 시대의 아픔이 더이상 없어야 한다"며 "협상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으나 고인과 유가족, 조합원들을 생각하며 협상에 임했다"고 말했다.
아산공장 공장장 임태순 전무는 "생산라인이 더이상 멈춰선 안 된다는 노사간 공감대가 형성돼 어렵게나마 합의를 이끌어냈다"며 "즉시 정상가동에 들어가 손실을 만회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 아산공장은 연간 약 30만대, 하루 1200대 안팎의 그랜저와 쏘나타,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생산하고 있다. 이번 조업 중단 사건으로 빚어진 생산 손실은 약 2000대 안팎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