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등록금을 놓고 정치권과 대학가가 술렁이고 있는 가운데 적립금 상위 10개 대학이 지난해 건축 예산의 33%가량을 실제 집행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권영진 한나라당 의원이 12일 교과부로부터 제출받은 적립금 상위 10개 대학의 교비 회계결산 현황에 따르면 해당 대학들의 지난해 건축 관련 예산은 2733억원이었으나 결산액은 1851억원으로 집계됐다.
차액은 882억원으로 이는 건축 예산의 32.2%에 달한다. 결국 대학 건물의 신축과 관리 등에 쓰겠다고 예산엔 배정됐으나 실제로는 집행되지 않은 금액이다.
특히 해당 대학들이 지난해 전체 예산(3조3901억원)의 94%(3조1869억원)를 집행했던 점에 비춰보면 건축 예산은 미집행율이 평균(6%)보다 5배 이상 되는 셈이다.
대학별 미집행된 건축비 액수는 연세대(180억원)와 으로 고려대(179억원)가 상위 1, 2위를 차지했고 그 뒤를 동덕여대(112억원), 이화여대(93억원), 홍익대(90억원) 등이 이었다.
그러면서 해당 대학들은 지난해에도 적립금 규모가 327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중 81.7%인 2672억원이 건축에 쓸 적립금으로 배정된 반면, 장학금 명목으로 정해진 액수는 420억원에 불과했다.
권영진 의원은 이에 대해 “대학들이 쓰겠다고 한 건축비 3분의 1을 사용하지 않은 점은 예산 과다계상으로 등록금 부풀리기를 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살 만하다”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이어 “정부가 재정 지원을 통해 등록금을 지원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대학들도 자구적인 노력을 통해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 완화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