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에 뿌리를 둔 터키 집권 정의개발당(AKP)이 총선에서 압승했다.
이에 따라 AKP을 이끄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는 3연임에 성공했다.
뉴스전문 NTV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 개표율 99.7% 시점에서 정의개발당은 49.9%를 획득, 25.9%를 얻은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을 크게 앞질렀다.
이어 제2야당인 민족주의 성향의 민족주의 행동당(MHP)은 13.0%를 득표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당별 득표율과 사표 배분을 고려하면 전체 의석 550석 중 AKP 325석(59%), CHP 136석(25%), MHP 54석(10%), 무소속 35석(6%) 등의 순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AKP는 지난 2007년 총선 당시의 46.5%보다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지만, 사표 배분으로 추가한 의원수가 과거보다 적어 현 의회보다는 의석수가 6석 줄었다.
무소속 당선자들 중에는 10%를 득표하지 못한 정당은 의회에 진출하지 못하게 돼 있는 '10% 득표' 규정을 피하기 위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소수민족 쿠르드계를 대변하는 평화민주당(BDP) 당선자 28명 포함돼 있다.
AKP는 과반의 거대여당 지위를 유지하는 대승을 거뒀지만, 헌법개정안을 발의해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는 330석(60%)을 확보하지는 못했다.
총선을 앞두고 에르도안 총리는 1982년 군부 정권에서 개정된 현행 헌법을 시민 기본권과 자유를 신장하는 방향으로 유럽 표준에 맞도록 고칠 것을 약속했다.
그는 이날 밤 정의개발당 당사에서 지지자들에게 한 연설에서 "터키 민주주의가 또다시 이겼다"면서 "국민은 합의와 협상을 통해 새 헌법을 만들라는 메시지를 줬기 때문에 야권과 개헌을 논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권은 에르도안 총리의 개헌 약속에 대해 집권당의 권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라며 비판해왔다.
CHP의 케말 킬리츠다로울루 당수는 "우리당은 이번 총선에서 유일하게 의석수를 늘린 정당"이라면서 "AKP는 더욱 강해진 CHP를 잊어선 안 된다"며 협력정치를 요구했다.
총선을 앞두고 나타난 AKP의 높은 지지율에는 2002년 말 AKP 정부 출범 이후 계속된 경제 성장과 개발에 대한 국민의 평가가 자리 잡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번 총선 공식 개표결과는 이르면 13일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