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일본’의 해외 시장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 회계연도 결산 발표한 기업 중 영업이익을 지역별로 공개한 130사의 오세아니아 지역을 포함한 아시아의 영업이익은 1조2462억엔(약 16조8445억원)으로 전년보다 30% 증가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의 조사에 따르면 이는 일본(22%)은 물론 미국(21%) 유럽(11%) 비중을 넘어선 것과 동시에 금융위기 발발 전 호황기인 2007년도의 1조2300억엔을 훌쩍 뛰어 넘는 수준이다.
신문은 기업들이 시장 확대를 노리고 생산 및 판매 거점을 아시아 위주로 정비한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했다.
닛산자동차의 경우 지난해 아시아에서 거둔 영업이익은 1711억엔으로 일본 국내의 2.2배에 이르렀다. 반도체업체인 TDK는 일본에선 영업손실을 냈지만 중국에서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아시아에서는 745억엔의 흑자를 거뒀다.
신문은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소비심리 악화로 일본 내수 시장의 경영 여건이 불투명해지면서 기업들의 수익원은 앞으로도 꾸준히 해외로 옮겨갈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시세이도는 올해 해외 영업이익은 300억엔 정도로 지난해보다 20% 증가하겠지만 국내 영업이익은 100억엔에 그칠 것으로 예상, 해외 의존적인 수익 구조가 심화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고마쓰와 히타치건기 역시 올해 해외 매출 비중은 합해서 80%를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 업체는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과 자원 개발이 활발한 인도네시아의 덕을 톡톡히 볼 것으로 보고 있다.
도시바는 오는 2013년도에는 해외 매출 비율을 2012년의 55%에서 54%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일본에선 전력 부족과 서플라이 체인(부품공급망)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 거점을 해외로 옮기려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
일본 산업계를 대표하는 도요타자동차의 도요다 아키오 사장은 12일 “일본 제조업체들은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원한다”면서 “일본에서의 제품 생산은 한계를 넘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전력 부족과 엔화 강세가 장기화하면 채산성을 맞추기 위해 기업의 해외 이전이 증가하면서 산업 공동화 현상이 심화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