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계 양대 주주인 이상득 의원과 이재오 특임장관이 12일 만났다. 두 사람 간 회동은 지난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이계 분열로 패배, 양측 간 ‘불신’이 싹튼 이후 처음이다.
표면은 최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한 공성진·현경병 전 의원을 위로하는 자리였으나 두 사람이 자리를 함께 했다는 측면에서 ‘화해’의 전조(前兆)라는 의미가 더욱 부각되는 이유다.
두 사람은 이 자리에서 “당이 패배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주류니, 비주류니 신경 쓰지 말고 현 정부 국정운영에 무한책임을 지고 뒷받침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수도권이 (내년 총선에서) 어렵다고 하는데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면서 “스스로 질 수 있다는 상황을 자초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 역시 “진다고 생각할 필요 없다”면서 “정치란 상황에 따라 언제든 바뀌기 때문에 좌절할 필요 없다”고 화답했다.
시기상으로 관심을 모았던 7.4 전당대회 관련해선 “얘기가 없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대신 회동 말미에 김용태 의원이 감기약 등 일반 상비약 슈퍼마켓 판매를 둘러싼 당·정·청 엇박자 등을 이유로 임태희 대통령실장의 거취를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만찬에는 이 의원과 이 장관을 비롯해 이군현, 권택기, 김용태, 안형환, 원희목 의원 등 1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