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가 인천공항 신라면세점 2개 매장의 철수를 결정했습니다. 세계 최초로 공항면세점 입점을 결정한 루이뷔통에 대한 신라면세점의 특혜(?)와 동등한 대접을 요구했지만 신라면세점이 이를 거부하자 자발적으로 방을 뺀 것입니다.
판매수수료 인하와 루이뷔통 매장과 같은 좋은 위치를 줄 수 없다고 신라면세점이 난색을 표시하자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구찌는 결국 김포공항 롯데면세점으로 이사를 단행키로 했습니다.
콧대 높은 해외 명품 브랜드가 인천공항 보다 매장면적이 협소하고, 여행객 수도 절대적으로 적은 김포공항을 선택한 건 자존심의 표시일겁니다. 구찌의 이같은 행보를 두고 업계에서는 구찌가 겉으로야 자존심을 세웠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사정은 다르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신라면세점으로부터 심한 굴욕을 당했다는 겁니다.
신라면세점은 관련 보도가 언론을 통해 나가자, 구찌가 롯데와 신라에 제시한 마진율(판매수수료율)이 너무 낮아서 신라는 거절했고 롯데는 수용했다는 공식입장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해 1월부터 현재까지 수입(명품)브랜드들이 평균 10% 이상 신장했지만 구찌는 마이너스 신장했다며 구찌의 명성에 생채기를 내는 듯한 말을 덧붙였습니다.
매출순위 ‘빅4’에서도 프라다에게 추월 당해 현재 5위라는 말도 잊지 않았습니다. 구찌가 장사가 잘 안되니 루이뷔통과 같은 대접을 요구하는 건 들어줄 수 없다는 겁니다. 한국서 잘나가던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에게는 분명히 굴욕입니다.
명품 업계 관계자들은 브랜드마다 수수료를 차등 적용하는 것을 관례로 생각한다고 말합니다. 브랜드 가치나 매출 등에 따라 다르다는 건데 루이뷔통과 같은 대접을 받겠다고 하다가 들어줄 수 없다 하니 당연히 구찌로서는 창피한 노릇이지요.
그렇다면 샤넬은 어떨까요? 샤넬 역시 신라면세점에 루이뷔통 입점 결정 때부터 같은 요구를 해온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아직까지 이렇다할 움직임은 없습니다. 신라쪽도 샤넬 브랜드 철수와 관련해서는 협의되거나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샤넬의 거취 여부에 따라 이번 구찌의 굴욕이 정말 처참하게 증명될지 아니면 그나마 체면이라도 건질지 판가름 날 것 같습니다. 샤넬이 루이뷔통과 동등한 대우라도 받게 된다면 그만큼 구찌라는 브랜드의 힘이 더이상 최상급 명품 계열에 끼지 못한다는 걸 대변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