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맛쇼' 김재환, "가짜 사라지는 계기 됐으면"

입력 2011-06-13 12:34 수정 2011-06-13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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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중파 맛집 소개 프로그램의 잘못된 관행을 고발한 다큐멘터리 영화 ‘트루맛쇼’ 가 블록버스터의 흥행 속에 약진하고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트루맛쇼’는 지난달 막을 내린 제12회전주국제영화제에 출품돼 장편부문 관객상을 수상하면서 이목이 집중됐다.

지난 2일 개봉한 영화는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일주일 남짓 지난 10일 현재 상영관을 두 배로 늘리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트루맛쇼’를 연출한 김재환 감독을 여의도에서 만났다.

“1%의 가능성을 보고 시작했지만 100%를 이뤘다.”

▲'트루맛쇼'로 작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김재환 감독

김 감독에게 트루맛쇼에 대한 성과를 묻자 이같이 답했다. 영화가 연일 이슈가 되면서 일부 공중파 프로그램에서는 맛집 소개 코너를 없앴으며 찬사 일색인 손님들의 음식 감상 장면을 내보내지 않는 등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김 감독은 이에 대해 “여론의 압박감을 느끼기 때문에 취하는 조치 아니겠냐”고 밝혔다. 김 감독은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며 “트루맛쇼로 인해 가짜들이 사라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는 바람을 털어놨다.

그러기 위해서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시청자가 되어야 한다” 는 것이 그의 전언이다. 수천 개의 맛집을 소개하면서 왜 맛없는 집은 하나도 없으며 고급 식재료인 ‘캐비어’를 사용하면서 터무니없이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에 대해 ‘합리적인 의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맛’을 소재로 택한 것에 대해서는 “맛이 미디어의 돈과 권력에 대한 이야기를 극명하게 보여줄 수 있다” 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영화를 제작하기 전부터 이러한 논란을 미리 예상한터라 오랫동안 고민을 했다”고 밝혔다. 영화가 상영된 이후 등장 연예인들과 가짜 손님들의 초상권, 공중파 프로그램 저작권, 소개된 맛집들의 고소 문제 등으로 만들 것인가 말 것인가를 김 감독은 수차례 검토했다는 것.

장고 끝에 제작을 결심한 김 감독은 ‘트루맛쇼’에 2년 반 이상의 시간을 투자해 영화를 탄생시켰다. 공중파 맛집 프로그램 DVD 수백개를 구입해 분석을 했으며 고소당할 상황을 대비해 미리 법률 자문을 구하는 등 치밀한 준비를 해왔다. “보안 유지를 위해 출연진은 ‘트루맛쇼’관계자로만 해결하려 했다”며 김 감독은 기자에게 서약서를 보여주기도 했다.

김 감독의 예상대로 지난달 25일 MBC가 영화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이유로 상영금지 가처분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공익적인 목적으로 만든 영화라며 이를 기각했다. 김 감독은 이에 대해 “전쟁터에 맨몸으로 나갈 수 없지 않은가? 논란이 예상될만한 부분은 미리 글로 써뒀다. 트루맛쇼 이후가 더 재미있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재환 감독이 '트루맛쇼' 출연진에게 받은 서약서(김 감독의 요청으로 일부는 모자이크 처리)

MBC 교양 PD출신이기도 한 김 감독은 “MBC에는 상처도 악한 감정도 없다” 며 사견에 의해 만든 것이 아니라고 못박았다. 김 감독은 “케이블이나 IPTV에서 영화 방영 제안이 많이 들어 온다” 며 “영화를 방송에 내보낸다면 ‘MBC 스페셜’에서 틀고 싶다. 친정이니까” 라고 덧붙였다.

차기작에 관해서는 “극 영화로 배우를 직접 투입해 일련의 세계를 직접 체험하는 방식이 될 것이다. 내년 상반기에 제작을 마칠 예정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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