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수 “결혼식 날짜 잡아놓고 바람피나?”

입력 2011-06-13 13:52 수정 2011-06-13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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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은 통합 진보정당 당권 둘러싼 권력투쟁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가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간 ‘밀월’에 대해 불쾌한 심정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양당 간 통합이 공식추인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정희 민노당 대표가 불쑥 참여당의 합류 문제를 꺼내들고 있다는 것이다.

조 대표는 13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정희 대표의 (통합 합의문에 대한) 문제 제기나 유시민 (참여당) 대표와의 행보 문제로 우리 당원들이 상당히 격앙돼 있다”면서 “진보정당끼리 통합을 진행해기로 해놓고 진보정당인지 아닌지 확인되지 않은 세력과 (공동)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어떤 언론에선 결혼식 날짜 잡아놓고 바람피우는 것 아니냐는 표현까지 나왔다”면서 “어쨌든 저희로선 편하지 않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참여당 참여 문제가) 불쑥 끼어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조 대표의 이 같은 인식은 참여당의 정체성과 밀접해있다. 그는 “참여당이 과연 진보정당인가에 대해 아직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민주당에 더 가까운 것 아니냐”며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그는 한발 더 나아가 “호박에 줄을 긋는다고 수박이 되는 게 아니다”며 “참여당이 진보정당에 합류하기는 어려운 문제”라고 쐐기를 박았다.

한편 민노당과 진보신당 일각에서는 양당 대표가 대북인식에 차이를 보이는 것은 표면적 충돌일 뿐, 실질적으론 통합 진보정당 당권을 둘러싼 권력투쟁이 이미 격화됐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민노당 내부에서도 이 대표를 마치 ‘마녀사냥’ 하듯 몰아가는 것은 이 대표에 대한 견제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다. 이 대표는 당 안팎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아직 공식적으로 참여당과의 관계를 부인한 바 없다. 다만 오는 21일 예정됐던 출판기념회를 연기하자고 참여당에 요청했다. 이날 출판기념회는 이 대표와 유시민 대표가 함께 참석하기로 예정됐었다.

이와 관련해 조 대표는 지난 12일 성명을 통해 ‘진보진영 대표자 연석회의’ 재소집을 요구했다.

그는 “최종합의문 해석을 둘러싸고 이견이 표출되고 있고, 합의문 정신에 위배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일련의 행보들도 눈에 띈다”면서 “참여당 등 자유주의 세력과 함께하려는 움직임은 합의문 정신에 대한 분명한 훼손”이라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양당 당대회를 앞두고 드러난 문제들이 자칫 양당 대의원대회 결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까 우려스럽다”면서 “연석회의 대표자 회의를 통해 합의문 내용을 점검하고 필요하다면 해석상 이견이 있는 부분에 대한 의견 접근을 이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1일 있었던 진보신당의 전국위원회는 일단 연석회의 합의문을 당대회에 상정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지만 두 정당이 9월 창당까지 이를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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