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철곤(56) 오리온그룹 회장이 13일 3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이중희 부장검사)는 이날 담 회장을 구속기소하고 비자금 조성에 관여한 혐의를 받던 부인인 이화경(55) 그룹 사장은 입건유예했다.
이 사장의 경우 담 회장과 함께 비자금 조성에 직접 관여한 정황은 드러나지 않았고 남편이 구속된 점, 본인 건강이 악화된 점 등을 감안했다.
아울러 오리온그룹의 위장계열사인 포장재 인쇄업체 아이팩의 김모 대표와 옛 계열사 온미디어의 김성수 전 대표, 김 전 대표에게 부정한 돈을 건넨 온라인게임 개발업체 김모 대표를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중국으로 도피한 아이팩 현지법인 관계자에 대해서는 기소중지 처분했다.
담 회장은 지난 2006~2007년 조씨를 통해 그룹에 제과류 포장재 등을 납품하는 위장계열사 I사의 중국법인 자회사 3개 업체를 I사로부터 인수하는 형태로 회사 자금 200만 달러(한화 20억원)를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또 I사의 중국법인 자회사 지분을 오리온의 홍콩 현지법인에 헐값 매각해 I사에 31억3400만원의 손해를 입히고, I사 임원에게 급여와 퇴직금을 주는 것처럼 가장해 법인자금 38억3500만원을 빼돌렸다.
담 회장은 100억원대의 회사 소유 그림 10여점을 정당한 대여료를 내지 않은 채 자택에 인테리어 명목으로 걸어놓고 임의로 사용해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으며, 한 해 2억원씩 10년간 총 20억원의 회삿돈을 성북동 자택 관리비에 충당했다.
또한 2002~2006년 계열사에서 법인자금으로 리스한 람보르기니, 벤츠 등 고급 외제 승용차를 자녀 통학 등 개인용도로 무상 사용해 해당 계열사에 20억원의 손해를 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