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생태계가 늙어가고 있다”

입력 2011-06-14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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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찬 한국중소기업학회장

“대한민국 기업생태계가 늙어가고 있다.”

김기찬 한국중소기업학회장(가톨릭대학교 경영학부 교수)이 지난 9일 제주도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1중소기업리더스포럼에서 “1970년 이후 고도성장경제시대의 설립기업들의 창업자들이 이제 60~70대 연령에 이르고 있다”며 이처럼 밝혔다.

노쇠하는 생태계의 특징은 출산율이 낮고 수명이 짧다. 국내 제조 중소기업의 수는 2000년대 이후 줄어들고 있어 걱정이 된다는 게 김 학회장의 설명이다. 더군다나 기회형 창업보다 생계형 창업의 비중이 높아 잠재성장률 제고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학회장은 “혁신성과의 사업기회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혁신형창업의 열기가 떨어지고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비자발적으로 창업하는 생계형 창업이 많다”며 “소상공인은 매년 80만여명이 창업하고 75만여명이 폐업한다”고 말했다.

기업가정신의 활동성을 보여주는 우리나라의 경제자유지수는 2008년에 67.9의 평균 평점으로 세계 41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에 비해 5단계 하락한 것이라고 김 학회장은 설명했다.

중소기업 문제를 풀기 위해 ‘계약’을 넘어 ‘상생’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시장 원리가 작동한다면 ‘자발적 교환’이 핵심 가치다. 이는 ‘계약’이라는 법적인 수단에 의해 이뤄진다. 그래서 사법인 ‘계약법’으로 보호하는 것. 결국 계약이 시장경제의 바탕이다.

하지만 계약만으로 해결이 안 돼 공법인 ‘공정거래법’에 특별규정으로 대기업의 우월적 지위남용을 규제한다. 이 제도는 한국과 일본밖에 없다. 이것도 부족해 수위탁기업간 거래를 직접 규제하는 하도급법을 제정했다. 김 학회장은 “여기에 최근 ‘동반성장과 상생’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의 애로점도 예로 들었다. 김 학회장은 “중소기업은 아이디어가 대기업보다 훨씬 많은데 이것이 중소기업의 핵심경쟁력”이라며 “하지만 중소기업의 이익원천인 기술력 탈취문제가 심각하다”고 운을 뗐다.

김 학회장은 “사업설명회 자리에서 기술자료를 달라고 했다가 아이디어를 뺏긴 경우가 많다”며 “대기업과 공동개발이 좋긴 한데 대기업이 특허공유를 요구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구두발주가 모든 불행의 씨앗이라고 역설했다. 김 학회장은 “제조업의 47%, 전체 산업의 21%가 서면계약이 없다”며 “권리관계를 명확하게 할 수 있는 서면제도 도입이 시급하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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