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검사를 받은 경은저축은행이 결국 자체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의 검사 강도가 예전보다 훨씬 더 강해졌다는 소식에 저축은행권은 하반기 구조조정 규모가 예상보다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미 대형사들을 포함한 퇴출 리스트가 나돌 정도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15일 금융당국 및 저축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금융감독원과 예금보험공사로부터 공동 검사를 받은 경남의 경은저축은행이 자체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은저축은행은 자산 3000억원대의 중소형 저축은행으로 안태수 대표가 지분의 89.4%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공동검사에서 당국은 저축은행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집중적으로 들여다 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은저축은행은 PF 대출이 총 여신 중 23.2%에 달할 정도로 높은 비중을 보이고 있다. PF 추가 부실이 드러나면서 지난 3월 말 6.35%였던 BIS 비율이 더 하락해 결국 매각이라는 초강수를 띄웠다는 분석이다.
경은저축은행과 함께 검사를 받은 신민저축은행은 140억원 가량의 증자를 준비 중이다. 신민저축은행은 BIS 비율이 지난 3월 말 6.8%였으나 검사 이후 2%대로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저축은행의 상황이 알려지면서 가뜩이나 흉흉한 저축은행권의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금감원이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 이후 검사인력을 대거 교체한 뒤 이전보다 검사 강도를 훨씬 더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저축은행권에서는 2010회계연도 결산 실적이 발표되면 두 세곳 정도가 퇴출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구조조정의 강도가 이보다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다.
이미 시장에서는 몇몇 대형사를 포함한 퇴출 리스트가 나돌고 있다. 이달 금감원과 예보의 검사를 받게 될 A저축은행의 경우 SPC를 통한 계열사 불법 대출, 시행사업 참여건 등이 문제가 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외에도 M&A를 추진 중인 B저축은행, 최근 뱅크런을 겪은 C저축은행 등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PF 대출 비중이 높은 대형사들도 퇴출 대상으로 거론되는 상황이다.
저축은행권 관계자는 “현재처럼 예금자 불안심리가 큰 상황에서는 BIS 비율 5% 미만으로 적기 시정조치를 받으면 뱅크런으로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라며 “대주주의 증자여력이 많지 않은 곳을 중심으로 하반기 M&A 매물이 더 많이 나올 것”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