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의 교포학생 최남호 군(17)은 최근 인생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 그는 컴퓨터 엔지니어가 되려는 꿈을 이루고자 실업계 고등학교에 가기로 결정했다.
최군은 “한국에 있었다면 실업계를 선택하지 못 했을 것”이라며“한국에서는 내 꿈이 무엇인지 모르고 일단 대학부터 가자고 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핀란드에서는 학생들이 7∼9학년까지 직업에 대한 이해 교육에 2∼5시간을, 진로 교육에 최소 1.5주를 할당한다. 핀란드 교육당국이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고 노동 및 사회복지 관련 부처에서 진로교육을 담당한다. 학생들은 중학생이 되면 몇몇 필수과목을 제외하고는 자신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 시간표를 짠다.
우리나라 학생들이‘스펙쌓기’에 열중하는 것에 비해 해외 선진국 학생들은 어렸을 때부터 진로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대학 입학 여부도 본인이 결정한다. 대학 입학이 급선무인 우리나라 교육문화와 사뭇 다르다.
뉴질랜드도 일찍부터 학생들에게 진로교육을 시작한다. 학생들은 7학년(11세)부터 의무적으로 진로교육을 받는다. 진로교육에 드는 비용은 ‘진로교육기금’으로 충당한다.
레스터 옥스 뉴질랜드 국립진로서비스센터 소장은 작년 5월 우리나라에서 열린 간담회에서“뉴질랜드에서는 학생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어떤 기회가 있는지 어렸을 때부터 배운다”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성적이 우수한 고교생들이 대학 진학을 하지 않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다. 평생교육기관 등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교육만 받으려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처럼 선진국의 학생들이 대학 입학에 집착하지 않는 것은 학력에 따른 사회적 편견이 적기 때문이다.
한·일 양국 회사에서 모두 근무해 본 경험이 있는 심영주(27)씨는 “한국 회사에서 근무할 때는 늘 고졸 꼬리표가 따라 다녔지만 일본에 와 보니, 아무도 학력을 인식하지 않더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