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뱅크는 지난 2009년 말 현재 총자산 2조1000억 달러 규모의 세계 20위 금융그룹으로 현재 50여 개국에서 기업금융, 투자은행, 자산관리 등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도이치뱅크는 금융위기를 전후에 많은 부침을 겪었다. 이는 금융상품 매매와 자기자본거래를 하는 기업금융 등을 성장엔진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리딩 투자은행(IB)으로 발전해 왔기 때문이다.
도이치뱅크는 1870년 외환거래를 위한 전문은행으로 설립됐으며 독일 기업의 국제화와 독일과 유럽내 국가 간 무역 규모 확대와 함게 성장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시작한 가운데 1980년대부터 영국 IB인 모건그렌펠(Morgan Grenfell) 등을 인수하면서 사업 확대를 추진했다. 2000년대 들어서도 미국, 스위스, 러시아 등의 주요 은행과 인수합병(M&A)를 추진하며 성장을 지속했다.
하지만 투자은행업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도이치뱅크는 금융위기를 계기로 안정적 수익기반 확보의 중요성을 느끼고 유니버설뱅크 모델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한다. 이는 안정적인 비즈니스에 대한 주주의 압박도 컸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도이치뱅크는 개인과 기업금융을 기반으로 하는 상업은행 사업포트폴리오를 확충하기 위한 사업부문 인수 전략과 자기자본투자 축소 전략을 수립했다”며 “새로운 규제 환경에 대응해 독일 국내시장을 중심으로 리테일 뱅킹 사업과 프라이빗뱅킹 등 개인금융을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였다”고 말했다.
예컨대 도이치뱅크는 IB 업무에 편중된 수익구조를 다각화하는 방향으로 대형 M&A를 진행하는 가운데 2010년 ABN암로의 상업은행 부문을 인수하며 유럽 내 영업기반을 강화했다. 또 유럽 내 PB 선두주자인 록셈부르크의 살 오펜하임(Sal. Oppenheim) 인수를 통해 취약했던 자산관리 부문의 지배력을 확대했다.
또 포스트뱅크 인수를 계기로 독일 최대 소매은행으로 도약하는 한편 금융위기 이후부터 추진해 왔던 유니버설뱅크 모델을 강화했다. 이 외에도 해외사업 확대목적으로 미국, 러시아, 중국 등지에서 M&A, 합작사 설립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서영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아직은 CIB에 편중된 구조를 보이고 있으나 금융위기 이후 유니버설뱅킹 모델 강화로 전략을 선회하고 이를 위한 M&A를 추진하고 있어 수익 다각화가 진전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