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민들 사이에서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미 경기가 앞으로 1년에 걸쳐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률은 전체의 29%에 그친 반면 악화할 것이라는 응답률은 30%에 이르렀다.
여론조사에서 비관론이 낙관론을 웃돈 것은 금융위기가 본격화한 2008년 여름 이후 처음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상당수의 응답자들이 유가 급등을 미 경기 악화의 주범으로 꼽았다.
조사에 따르면 70%에 가까운 응답자들이 휘발유 가격 급등에 크게 타격을 입었다고 답했다. 이외에 미 경기 악화의 주요인으로 식료 가격 상승을 든 응답률은 50%가 넘었고, 실업과 주택 가격 하락에 불만을 품은 응답률도 높았다고 WSJ은 전했다.
다만 미 전역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최근 내림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갤런(약3.8리터)당 4달러에 육박하던 일반 휘발유 가격은 현재 3.67달러로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유가가 여름기간 동안 한층 더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조사에서는 자신의 경제 상황이 최근 1년간 악화했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의 3분의 1 이상으로 늘었다. 전보다 나아졌다고 답한 사람은 전체의 5분의 1 미만이었다.
WSJ은 그러나 미국인의 이 같은 비관론이 정치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응답자들의 64%는 현 경제상태와 관련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책임은 별로 없다고 응답했기 때문이다.
또 연방 정부의 예산삭감이 경기 회복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응답률은 37%, 반대 의견은 31%로, 미국 시민들이 미 경제의 처방전에 대해선 공화당의 입장에 공감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다만 정부의 개입에 대해선 그다지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서는 정부가 문제 해결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 민생을 해결해줘야 한다는 응답률이 51%에 이르렀다. 정부의 간섭이 지나치다면서 기업이나 개인에게 맡겨야 한다는 응답률은 46%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