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소형 유통망을 공략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영컨설팅업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최근 보고서에서 외국기업들은 대도시에 주목하지만 실제 소비는 중소도시와 촌락에서 더 많이 이뤄진다면서 이 시장 유통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영세 유통상인과 국영 유통업체 등 소형 유통망을 공략할 것을 주장했다.
일반적으로 월마트 등 대형 유통매장과 거대 물류창고와 물류회사 등을 대형 유통망으로 볼 수 있지만 중국의 소형 유통망은 국영기업을 중심으로 중소도시의 소형 도매상들과 작은 트럭으로 물건을 옮기는 영세상인, 각 마을마다 있는 소형 슈퍼마켓 등으로 구성돼 있다.
월마트와 까르푸 등 대형 소매업체들을 비롯한 대형 유통망은 중국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유통의 대부분은 소형 유통망이 담당한다고 BCG는 주장했다.
BCG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 전역 3000개 도시와 마을에 있는 5억명의 소비자 중 월마트 등 대형 매장을 이용하는 소비자는 4분의 1에 불과하다.
음료수의 75%, TV의 65~70%가 전통적인 이들 소형 유통망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짐 헤머링 BCG 상하이 사무소 선임 부사장은 “중국의 유통망은 외국기업들이 시장을 확대하는 데 가장 큰 도전이자 기회”라며 “공략이 어려운 만큼 보상도 크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진 BCG 파트너는 “중국의 유통망이 복잡한 이유는 정부가 옛날 계획경제 시절 관리를 엄격하게 하기 위해 각 성에서 도시, 마을로 이어지는 단계적인 유통망을 구축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제약산업 등의 소형 유통망은 정부의 엄격한 규정이 보호막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반면 소비재 부문은 소형 유통망도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고 덧붙였다.
현지기업, 또는 대만과 홍콩기업들은 중국의 이런 유통현실을 이해하고 잘 활용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예를 들어 델컴퓨터가 서구에서 성공했던 직거래 방식을 고집했을 때 IBM의 PC사업부를 인수했던 레노보는 소형 유통망을 공략하기 위한 자체 네트워크를 발전시켜 결국 중국시장 점유율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경제적, 문화적 관행도 외국기업이 극복해야 할 만만치 않은 과제다.
중국 소형 유통망에 관행처럼 굳어 있는 리베이트도 외국기업들이 접하지 않았던 문제다.
중소도시와 시골의 소형 매장 같은 경우 유통을 직접 담당하기보다는 장소 제공만 하고 판매는 제조업체들이 파견하는 영업사원이 하는 경우가 많아 직원을 많이 고용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
중국의 복잡하고 미로 같은 소형 유통망을 공략하기 위한 방법으로 BCG는 현지 유통망과 밀착한 영업조직 구축을 들었다.
현지 소형 유통망을 공략하기 위해 영업사원들은 회사의 제품에 가장 잘 맞는 유통채널을 찾아야 한다.
영세상인들은 디스플레이와 가격 등 제품과 마케팅에 대해 많은 정보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영업사원들이 이에 대한 도움을 주는 것도 신뢰를 구축해 소형 유통망을 공략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BCG는 주장했다.
대규모 영업조직은 현지인의 채용과 교육, 조직 유지 등 경영상의 부담이 크지만 그에 따른 이득도 많다.
고객 유지와 제품 판매라는 영업의 고유 기능뿐 아니라 현지 시장에 대한 살아있는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