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직원들이 일과 중 최대 1억원 대의 사이버도박을 하다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 중에는 노조의 전ㆍ현직 간부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현대차는 최근 내부감사을 통해 일과 중 인터넷을 통해 사이버도박을 한 혐의로 울산공장 직원 62명, 아산공장 직원 35명 등 총 97명을 적발했다고 19일 밝혔다.
감사결과 이들은 각 공장의 현장 업무용 PC 등을 통해 사이버도박을 했고, 베팅 금액은 최대 1억원에 달했다. 단순 게임 수준을 넘어섰다는 게 현대차 측의 설명이다.
적발된 현대차 직원들은 모두 일과 중 도박을 한 혐의를 인정했다. 현대차는 아산공장 직원들을 먼저 징계한 데 이어, 조만간 울산공장 직원들도 징계하기로 했다.
특히 전체 97명 가운데 13명은 노조 대의원을 포함한 전ㆍ현직 노조간부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직 간부가 정확히 몇 명 수준인지는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내부 고발에 따라 적발이 이뤄졌으며 현직 노조 간부가 누구인지, 몇 명수준인 지는 아직 알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이번 사건이 최근 임단협을 시작한 현대차 노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번 ‘고용 세습’ 논란에 이어 외부에서 현대차 노조의 비도덕적인 면이 부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올 임단협에서 ‘타임오프’ 제도 도입에 반발하며 투쟁을 결의한 상태지만 이번 도박 사건이 ‘일과’ 시간이 이뤄졌다는 점이 ‘독’으로 다가오게 됐다.
한편 일각에선 현대차 측이 임단협 무사 교섭을 위해 ‘내부 감사’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지난번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역시 투쟁 도중 ‘조합비 유용’ 파문이 터져 투쟁력을 상실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