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권이 국가부도 위기를 맞은 그리스 채권 5억 달러(미화 기준, 약 5400억원) 가량을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금융기관이 올해 3월 말 현재 미화 기준으로 5억 달러의 그리스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두 달 동안 채권 규모는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스 채권은 은행권에서 전량을 갖고 있다. 대부분 선박금융과 관련한 대출채권이다.
업계관계자는 “국내 은행권이 보유한 그리스 채권은 소규모인데다 대부분 선박금융 관련 채권이어서 손실 가능성이 낮다”며 “국내에선 그동안 국책 금융기관과 대형 시중은행 수 곳이 그리스 해운사 대출에 소극적으로 응해 왔다”고 말했다.
선박금융이란 통상 해운회사가 선박을 담보로 빌리는 장기융자다. 그리스 해운사가 선박을 담보로 맡기고 한국 은행권에서 돈을 빌려 갔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선 간접 피해를 우려하기도 했다.
유럽계 은행을 상대로 한 차입 비중이 50%에 육박하는 한국 외화차입 구조를 고려하면 동반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프랑스 은행이 그리스 위기로 신흥시장에서 여신을 줄이면 국내 은행권의 신용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외국인 증시 자금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유럽계가 자금을 회수해가면 수급이 불안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