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20일 한국 경제의‘싱크탱크 수뇌’들에게“악마의 대변인처럼 사사건건 시시비비를 걸어달라”고 밝힌 후 하반기 경정정책 방향에 대해 점검을 했다.
박 장관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가진 경제연구기관장들과의 조찬간담회에서 “정부 정책에 대해서 비판이나 고쳐야 할 사안은 수시로 가감 없이 허심탄회하게 전달해 주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연구기관이 경제발전에 많은 노력을 했다”고 평가하며 “정부와 연구기관의 네트워크를 강화할 필요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또“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계속 되고 있고 경제정책 방향을 두고 정치권 내에서 이견이 상당히 큰 상황에서 연구기관들이 중립적인 입장에서 정론을 펼쳐 경제정책에 관한 여론을 올바르게 전파해 달라”고 주문했다.
박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여당인 한나라당이 소득세·법인세 추가감세 철회를 당론으로 확정하는 과정에서 정부와 이견을 보인 상황과 정치권의 ‘반값 등록금’ 추진 요구 등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행사에서 연구기관장들은 하반기 경제정책 운용반안에 반영될 내용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했다.
윤종원 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대학등록금을 포함한 고등교육비 정부 치출 비중을 높이기 전에 실업계 등록금에 지원을 먼저 해야 하지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고 간담회 내용을 전했다. 또 대학등록금 지원은 학령인구가 줄어들기 때문에 전체 교육비는 늘리지 않는 선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고 말했다.
이밖에 “제 2 금융권의 부채가 빠른 증가세를 이루는 등 가계 부채를 줄여야 하지만 경기가 급냉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차분하게 줄여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개진됐다.
부동산 시장의 침체에 대해서는 “건설 경기 활성화가 아니라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해야 한다”며 1가구 1주택 양도세 폐지, 다가구 주택 양도세 폐지 등의 방안이 거론됐다.
윤 국장은 “한 시간 넘게 이뤄진 간담회에서 나온 의견은 재정부가 생각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내부적의로 협의 후 6월 중 발표될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반영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강호인 재정부 차관보, 윤종원 경제정책국장,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장, 채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원윤희 한국조세연구원장, 김태준 금융연구원장, 송병준 산업연구원장,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장, 김주형 LG경제연구원장, 박우규 SK경제경영연구소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