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은행의 개인금융상품을 만드는 수신방카부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고객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고객이 관심을 가질만한 이벤트를 상품에 넣어 직접 선택하는 능동성을 늘린 것이다.
‘원더풀 마라톤 통장’이 대표적인 상품이다. 이 상품은 마라톤 대회에 출전해 10Km 1회 완주시 0.1%포인트의 가산금리를 적용한다. 하프코스 2회 완주시에는 0.3%포인트, 풀코스 3회 완주시에는 0.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얹어준다. 마라톤을 취미로 삼는 고객에게는 일석이조인 셈이다.
김록태 씨티은행 부부장은 “고객이 금리를 능동적으로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고객의 저변을 늘리기 위한 상품이다”고 설명했다.
특징 있는 상품을 통해 고객들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거래 관계를 늘려 주거래 고객까지 확보할 수 있다.
마라톤 통장뿐 ‘원더풀 등산 통장’, ‘원더풀 홈런 통장’ 등도 이 같은 관점에서 만들어졌다. 등산 통장은 1000m 이상의 산에 오르면 0.1%포인트씩 최대 0.5%포인트의 금리를 우대한다.
홈런통장은 프로야구의 정규시즌 홈런 수에 따라 금리가 상승하는 통장이다. 기본 이자는 연 0.1%에 불과한 수시입출금식 통장이지만 정규시즌 홈런 수에 따라 금리가 올라가는 구조다. 특히 자신이 응원하기로 선택한 구단이 전체 구단의 홈런을 통틀어 100호, 200호를 칠 경우 우대금리를 두배로 적립해주는 이벤트도 포함했다.
심재원 씨티은행 차장은 “프로야구에 대한 붐도 조성하고 이에 따라 금리도 올릴 수 있어 야구를 좋아하는 고객에게는 어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물론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쏟아 내다보니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지난해 헌혈을 하면 금리를 올려 주는 상품을 출시하려다 보건복지부의 반대에 부딪힌 것이다. 이유는 피를 사고 파는 매혈을 조장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김 부부장은 “헌혈을 활성화하면서 사회에 기여도 하는 상품을 만들려고 했었다”며 “지금 생각하면 웃으면서 넘기는 추억이 됐다”고 술회했다.
씨티은행의 개인금융 대표상품인 ‘복리 스텝업 예금’도 이들 손에서 만들어졌다. 지난달 기준 잔액이 2조8000억원이 넘을 정도로 높은 호응을 보이고 있다. 저금리 기조에 예금 가입을 주저하는 것에 착안해 3개월마다 금리를 올려주는 상품이다.
심 차장은 “기존에는 1년짜리 정기예금을 중도해지하면 0.1% 수준의 금리만 받았지만 이 상품은 3·6·9개월마다 갈아탈 수 있기 기회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